'블랙먼데이' 코스피 9%,코스닥 11% 폭락…시총 235조 증발
'블랙먼데이' 코스피 9%,코스닥 11% 폭락…시총 235조 증발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4.08.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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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공포확산에 외국인·기관 투매…역대 최대 낙폭·하락률 16년만 최대.
코스피 종목 98% 동반추락…4년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월요일 한국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가 5일 'R의 공포'에 휩싸여 8% 넘게 폭락하면서 '최악의 월요일'을 보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3월19일(133.56포인트 하락), 장중 기준 2011년 8월9일(184.77포인트 하락)이 직전 최대였다.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며 2,600선과 2,500선을 차례로 내줬다.

급기야 이날 오후 2시14분께 8% 넘게 내리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 재개 직후에는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내리면서 잠시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이 내렸고, 11개 종목이 올랐다. 코스피 종목 중 98%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 하락 종목수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77% 내린 765.57로 출발해 폭락을 거듭하면서 600대로 내려앉았다.

코스닥 시장에도 이날 오후 1시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19일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다.

제도가 도입된 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사상 여섯번째,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이 열번째다.

이날은 코스피와 코스닥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시(사이드카)도 2020년 3월23일 이후 4년4개월여 만에 동시 발동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1997조74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시총 2000조원이 깨진 것은 2024년 1월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338조4265억원으로 하루 동안 약 43조원이 날아갔다. 양 시장 시총을 합치면 이날 주가 폭락으로 235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282억원, 2696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조696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장중 한때 1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하다 막판 매수 우위로 돌아서 1조211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72억원, 117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6785억원 순매도를 했다.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오른 1,374.8원에 거래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위권 대형주는 모두 내렸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0.3% 급락한 7만1400원에 마감했다. 2008년 10월24일(13.76%) 이후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9.87%), LG에너지솔루션(-4.17%), 현대차(-8.2%), 기아(-10.08%), KB금융(-7.69%), 신한지주(-7.53%), PSOCO홀딩스(-11.78%), HD현대중공업(-11.0%) 등이 맥없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1.85%), 기계(-11.1%), 화학(-10.67%), 철강및금속(-10.13%), 섬유의복(-10.07%), 제조업(-9.18%) 등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11.30%), 알테오젠(-11.36%), 에코프로(-11.07%), HLB(-4.69%), 삼천당제약(-14.99%), 엔켐(-11.03%), 셀트리온제약(-13.72%), 휴젤(-10.4%), 실리콘투(-13.79%) 등 시총 상위종목이 10% 넘게 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난주 미국 제조업 지표에 고용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틀 연속 급락한 뉴욕 증시 흐름을 따라갔다.

다만 지난주 말(2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51%, 1.84%, 2.43% 내린 점과 비교하면 낙폭이 과대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는 단번에 오지 않는다. 모든 상황이 누적되고 누적돼 어떤 트리거에 의해 발동된다"며 "최근 시장 움직임은 펀더멘털(기초여건) 외적요인의 과한 개입에 따른 낙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최상목 부총리 "높은 경계심,긴밀 대응"..."필요시 농산물 비축물량 방출도"

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각별한 대응체계 유지를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높은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 달라"며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긴밀히 공조·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

정책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주문한 관계기관합동 콘퍼런스콜에 이어, 과도한 시장불안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추가로 내놓은 셈이다.

앞서 기재부는 이날 오전 차관보 주재 콘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우리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도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정부·한국은행은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긴밀한 관계기관 공조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장마 이후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병충해 등 농작물 생육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농산물 비축물량을 방출하는 등 수급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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