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격은 내달 1일부터 적용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당분간 '밀크플레이션' 걱정은 안해도 된다.
우유 원유(原乳) 가격인상을 두고 협상을 벌이던 낙농가와 유업계가 올해는 원윳값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용도별로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동결하기로 했다. 치즈,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L당 5원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L당 1084원으로 유지된다.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887원에서 8월1일부터 882원으로 내린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이사 7명으로 구성된 원윳값 협상소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
올해 원윳값은 농가 생산비와 시장상황 등을 반영해 L당 26원(음용유 기준)까지 올릴 수 있었지만,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 물가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14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올해는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원윳값 협상은 당초 6월 한달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간 이견으로 협상기간이 이달까지로 연장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료비 상승 등에 따라 생산자는 협상 최대치인 L당 26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우유 소비감소, 멸균유 수입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업계는 동결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한때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면서 "어려운 물가상황, 산업여건 등을 고려해 상생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원윳값은 2019∼2020년에는 L당 926원이었으나 2021년 947원으로 올랐다.
이후 지난 2022년 협상에서 낙농제도를 개편하기로 하면서 지난해부터 원윳값을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책정하게 됐다.
지난해 1월부터 음용유 기준 원윳값은 L당 996원, 지난해 10월부터는 1084원으로 올랐다. 음용유 기준으로 원윳값 동결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원윳값 동결에 따라 원유를 주재료로 쓰는 유제품 가격인상도 피하게 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가격을 동결할 계획이다.
또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도 사라지게 됐다.
낙농진흥회는 용도별 원유 구매량 협상에서는 음용유를 9000t(톤)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9000t 늘리기로 했다. 음용유 구매량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낙농제도 개편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결정된 구매량은 내년 1월부터 2년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