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 성공관건…입지선정·환경평가 거쳐 2031년 착공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경기 용인일대에 조성할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대량의 전기를 공급할 3조7100억원 규모의 송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받아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은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고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될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신속하고 차질 없는 전력공급을 위해 345kV(킬로볼트)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신속한 추진이 필요함에 따라, 지난 6월25일 기획재정부로부터 관련사업 예타 면제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가 될 메가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과 용수의 적기공급이 관건이다.
연초 기준 19개의 생산 팹(fab·반도체 생산공장)과 2개 연구 팹이 가동중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오는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져, 연구 팹 3개를 포함해 모두 16개 팹이 새롭게 들어서게 된다.
총면적만 여의도의 7배인 2100만㎡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2030년이면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클러스터 한곳에만 수도권 전체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수요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수도권 전력망은 이미 포화상태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송전선 등 전력 공급체계가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반도체 공장을 놀려야 할 수도 있다.
정부는 클러스터 가동초기 용인 반도체 산단내 3GW(기가와트)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먼저 넣고, 나머지 7GW의 전력은 송전망을 확충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예타 면제대상 사업은 14개 노선의 345kV 송전선로로, 총길이는 1153㎞이다. 세부노선은 루트1(신강원∼신원주·동용인), 루트2(신영주∼신중부·신용인), 루트3(신고흥∼신임실, 신화순∼신광주·신임실, 신해남∼신장성∼신정읍∼신계룡, 군산∼북천안, 신임실∼신계룡∼북천안∼신기흥) 등으로 나뉜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6년까지다. 구체적으로 2024∼2027년 입지 선정과 2027∼2028년 환경영향평가, 2028년 주민 의견청취, 2028∼2029년 실시계획 사업승인, 2031년 구간별 공사착수 등 단계를 거쳐 2036년까지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전력은 이 계획이 10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근거로 마련된 것으로, 향후 입지선정 과정에서 사업규모가 변경될 수 있다고 부연해 향후 사업비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전력은 "국내 전력수요는 수도권에 밀집하고 발전원은 지방에 밀집돼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반도체 특화단지내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을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장거리 송전선로를 구축해 동해안과 호남지역의 발전력을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까지 수송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