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티몬·위메프 사태’…은행권, 정산금 대출 중단
커지는 ‘티몬·위메프 사태’…은행권, 정산금 대출 중단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7.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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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사, 신용카드 결제, 환불 스톱…티몬 관련 포인트 전환도 정지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그룹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상품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주요 은행들이 개입하는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PG사(결제대행업체)들까지 발을 빼면서 소비자들은 결제뿐 아니라 환불도 제때 받지 못하게 됐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실행을 중단했다.

SC제일은행도 티몬·티몬월드·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정산대출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 고객이 은행에서 판매 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이커머스가 정산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커머스는 통상 상품 판매 후 정산까지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한 판매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은행들이 선정산대출을 중단한 것은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지연사태로 대출 상환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인한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막고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건전성 관리뿐 아니라 고객 보호를 위해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연합뉴스

이와 함께 티몬, 위메프의 결제 승인·취소를 대행하는 PG사는 전날부터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 신규 결제를 모두 막았다. 

이에 따라 티몬, 위메프에서 숙박권, 항공권, 물품 등을 사는 것은 물론, 이미 지불한 금액을 결제한 신용카드로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 티몬과 위메프를 통한 신용카드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과 해피머니와의 거래, 포인트 전환도 전날부로 중단됐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항공권, 숙박권, 렌터카, 각종 티켓, 여행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여행사 등으로부터 취소 안내 또는 재결제 요청을 받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은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정산을 받지 못한 상품의 예약을 취소했다.

구영배 큐텐 대표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은 심각한 자금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은 2022년 자본총계가 –638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동부채가 7193억원으로 전년(5915억원)보다 21.6% 증가했다. 비유동부채도 665억원으로 12.9% 늘어났다.

위메프도 지난해 자본총계는 –244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유동부채는 3094억원으로 전년(2213억원) 대비 39.81% 늘었다. 유동자산은 584억원으로 전년(720억원) 대비 18.9% 감소했다. 

큐텐그룹 관계자는 “정산과 환불 절차를 모두 정상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지급된 정산대금이 얼마인지, 판매자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액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계속하고 있으며 규모가 큰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은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 곳으로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이다.

위메프·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일단 미수금 정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로펌은 파산에 대비해 내용증명부터 발송하라며 집단 소송 참여를 안내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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