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배달 플랫폼에 올라온 음식점 후기 중 65%는 '리뷰 이벤트' 참여를 위해 작성됐으며, 절반가량은 실제 만족도보다 높은 별점 평가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음식점들의 별점 평가가 부풀려진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3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3사를 최근 1년 안에 이용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후기(리뷰) 운영 실태와 소비자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응답자의 77.3%(773명)는 음식을 주문한 뒤 후기를 작성했고, 이들 가운데 65.2%(504명)는 '리뷰 이벤트' 참여를 위해 후기를 작성했다고 답했다.
또 리뷰 이벤트 참여자의 79.6%(401명)는 해당 이벤트가 음식점 별점 평가에 영향을 줬으며, 이들 중 98.3%(394명)는 실제 만족도보다 높은 평점을 줬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후기에 이벤트 참여 사실을 공개한 음식점은 4곳에 불과했다.
통상 리뷰 이벤트에서는 소비자가 후기를 남기면 플랫폼에 입점한 음식점으로부터 음식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실제 소비자들 상당수도 음식점 후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전체 응답자 중 63%(630명)는 현행 배달 플랫폼의 별점 기반 리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안으로는 음식점에 대한 만족도 지표인 재주문율 기반의 리뷰 시스템을 꼽았다.
배달 플랫폼이 고객 후기를 임의로 삭제하는 등 임시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입점 사업자의 권리 침해가 우려될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플랫폼)가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임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이 악성 후기 등에 따른 입점 사업자 피해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음식 품질이나 배달에 관한 솔직한 평가까지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3사 모두 약관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표현이나 특정 단어의 금지와 같은 후기 작성 원칙을 밝히고 있으나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2023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 플랫폼 후기 관련 소비자 불만 411건 가운데 58.6%(241건)는 특정 후기에 대한 이용자 접근을 제한하거나 계정을 차단하는 배달 플랫폼 약관에 대한 것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배달 플랫폼에 별점 기반 리뷰 시스템 개선, 리뷰 이벤트 참여 후 작성된 후기의 이벤트 참여 사실 표시, 작성된 후기의 수정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선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