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금융권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특화카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은행과 카드사는 환율우대와 인출수수료 면제에 더해 공항 라운지이용권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이 판매중인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 가입자 수가 최근 650만명에 이른다.
선발주자인 하나카드가 500만명을 돌파했고, 신한은행·카드가 100만명에 근접했다.
뒤늦게 시장에 합류한 KB국민카드와 우리은행은 가입자 수를 비공개로 했지만, 각 수십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통 '트래블 체크카드'로 통칭하는 이 카드는 환전수수료 없이 외화를 충전해 해외에서 간편하게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다시 증가하고 해외직구도 일반화하면서 알뜰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하나카드는 2022년 7월부터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현재 41종의 외화를 수수료없이 환전할 수 있고, 다음 달 취급통화를 58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 카드 사용실적 등을 기준으로 최고 연 5.0% 금리를 제공하는 '트래블로그 여행적금'을 내놓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신한카드와 함께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42종의 외화에 대한 환전수수료 뿐아니라 해외 결제수수료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수수료를 모두 면제해준다.
아울러 전월 사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상·하반기에 각 1회 무료이용할 수 있는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주요혜택은 환율 우대 100%, 해외 ATM 수수료 면제, 공항 라운지 할인 등으로 경쟁상품과 대동소이하다.
오는 24일부터 환율우대 통화를 41종에서 56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카드는 전월 사용액이 20만원 이상이면 전국의 카페, 제과점, 철도, 주차장 등에서 월 최대 2만원을 할인해주는 국내 여행혜택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본적인 혜택들에 더해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3만원의 캐시백을 돌려주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지난달 출시했다.
별도로 하루 1만달러까지 무료환전 입금하고 최대 5만달러를 예치할 수 있으며, 연 2.0%의 이자도 지급하는 '위비트래블 외화예금'도 함께 선보였다. 미국 달러화를 비롯해 일본 엔화, 유로화 등 30종의 외화를 담을 수 있다.
NH농협카드는 지난 18일 'NH트래블리 체크카드'를 5대 금융 중 마지막으로 내놨다. 이 카드는 전월 사용실적 조건없이 국내 가맹점 결제액에 대해 0.2~0.6% 수준의 캐시백을 무제한 제공하는 혜택을 부각하고 있다.
체크카드를 이용한 해외 결제금액은 지속해서 느는 추세다.
한국은행 통계 등에 따르면, 내국인의 체크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해 1분기 11억2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12억8800만달러로 1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이 34억9900만달러에서 38억9300만달러로 11.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액수는 작았지만, 증가율은 더 높았다.
최근에는 트래블 체크카드 외에 유사한 신용카드 출시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지난 4월 해외여행 특화혜택을 담은 'KB국민 위시 트래블' 신용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지난 15일 'SOL트래블 신용카드'를 내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사 트래블카드 혜택이 평준화 단계에 왔다"며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나 휴가철 이벤트 등을 면밀히 비교해보고 상품을 선택하길 권유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