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기아의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는 '전기차 대중화 선도'의 기수다.

기아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더 기아 EV3 테크데이'를 열고 EV3에 적용된 첨단기술과 특화사양을 소개했다.

EV3는 보조금 수령시 3000만원 중반 가격대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께 출시될 예정이다.

EV3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신기술은 '아이페달(i-Pedal) 3.0'과 '스마트 회생시스템 3.0'이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EV3에 탑재된 아이페달 3.0은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과 정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아이페달 기능이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EV6, EV9에 적용된 아이페달 2.0은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작동했다.

3.0에서는 후진할 때도 아이페달을 사용할 수 있다. 후진시 이 기능을 끈 뒤 전진으로 변속하고 시속 20㎞ 이상으로 달리면 다시 활성화된다. 아이페달 3.0 개발을 맡은 우하영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기존 아이페달은 감속감이 너무 커 전기차를 처음 운전하는 분들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V3의 스마트 회생시스템도 현대차그룹에서 처음 적용된 기능이다.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앞서가는 차량과의 거리 및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활용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준다.

기존 시스템이 과속 단속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것과 달리 좌·우회전, 커브길, 과속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정보에 기반해 감속한다.

심규빈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단순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스마트 회생시스템의 자동 감속기능을 통해 속도가 줄어든다"며 "브레이크를 밟는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기에 운전은 더욱 편리해지고 모든 감속은 회생제동만으로 이뤄져 경제적인 운전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차량 공조시스템(HVAC)의 크기를 줄인 'THIN(씬) HVAC' 기능은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세로로 배치됐던 열교환기를 가로로 눕혔고, 공조시스템 내부도어의 구동방식을 회전식에서 슬라이딩식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기존 HVAC보다 높이를 14㎝(33%) 줄여 콕핏 하단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은 동승석 기준 6㎝ 넓어졌다. 동시에 풍량은 5% 늘면서도 소음과 소비전력은 각각 7%, 25% 낮아졌다.

이윤형 공조시스템설계팀 파트장은 "THIN HVAC의 개발은 EV3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과 다양한 고객경험 시나리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HVAC 기술의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V3에 장착된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역시 세계 최초로 외기 열원(차량 외부공기가 가진 열)과 구동 열원(모터·배터리에서 나오는 열)을 동시에 빨아들이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히트펌프(냉매를 이용해 냉난방하는 장치) 시스템의 성능을 강화했다. 또 국내 동급 SUV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인 0.27의 공기저항계수(Cd)를 달성하기 위해 상하부와 휠 등을 손보면서도 디자인 콘셉트를 해치지 않도록 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울러 EV3는 501㎞(롱레인지 모델기준)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고자, 같은 400V 전압시스템을 갖춘 니로 EV보다 배터리 셀 기준 에너지 밀도를 22% 높였다.

EV6, EV9에 이어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 전기차의 진화를 꾀한 셈이다.

EV3 개발을 총괄한 윤기완 MSV프로젝트5팀 책임연구원은 "당초 검토한 가격이 있었지만,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가격을 전략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