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율은 ‘1.7%’ 꼴찌…금감원, “구조적 문제 등에 대한 검사 진행 중”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내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에서 최근 10년간 임직원 횡령 사건이 ‘최대·최다’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2년 전 700억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최근에는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2일 공개한 ‘은행권 횡령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4~2023년 우리은행에서 총 772억7780만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 국내 은행 17개 중 규모가 가장 컸다.
횡령 임직원 수도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횡령액 2위는 경남은행으로 611억8120만원이었고, 이어 하나은행 85억7520만원, 기업은행 34억920만원, 농협은행 32억3750만원 순이었다.
횡령 임직원 수 2위는 하나은행으로 29명이었고, 농협은행·국민은행이 각 23명, 신한은행이 20명이었다.
우리은행의 횡령 규모가 유독 큰 이유는 2022년 드러난 712억원 규모 횡령사건 때문이다.
기업개선부 차장급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00억원이 넘는 고객돈을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렸다.
대법원은 4월 A씨와 공범인 그의 동생에 대해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달 10일 범행이 드러난 우리은행 100억원대 횡령 사건은 경남 지역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대리급 직원 A씨가 고객의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대출금을 빼돌린 사건이다.
A씨는 횡령한 돈을 해외 선물 등에 투자했는데, 투자 손실은 약 60억 원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횡령액 환수율도 가장 낮았다. 2014~2023년 총 횡령액 772억7780만원 가운데 12억9650만원을 되찾아 환수율은 1.7%에 그쳤다.
A씨 형제가 빼돌린 712억원 중 검찰이 추징한 80억원 안팎을 제외하면 나머지 횡령금은 거의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다른 5대은행 환수율은 하나은행 63.1%, 기업은행 44.1%, 신한은행 42.3%, 국민은행 35.9%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2일부터 우리은행의 내부 횡령 사건과 관련해 구조적 문제 등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은행장 간담회에서 "영업점뿐 아니라 본점의 관리 실패까지 점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