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시책 수용여부에 따라 평가에 상당한 격차”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미흡)등급을 받은데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25일 코레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사장은 전날 내부 업무망에 올린 ‘경영평가 결과와 관련해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주 발표된 경영평과 결과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직원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3만여 직원 모두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했고 뚜렷한 성과도 만들었다”면서 “고속철도 수익은 역대 최대인 2조2700억원을 달성했고, 고객만족도 ‘우수’ 등급 달성과 해외사업 매출 200억원을 최초로 달성하는 등 실적개선과 성과도 있었다”고 지난 해 성과를 설명했다.
한 사장은 그러나 “여전한 적자와 부채 증가 등으로 재무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단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각종 장애를 비롯한 안전사고 건수의 증가, 2022년 발생한 오봉역 중대재해 과징금이 부과된 데 따른 안전지표 감점, 성희롱 등 비위행위 증가에 따른 윤리적 감점 등이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려 13년간 요금인상 없이 서민의 교통비 절약과 기업의 물류비 절감에 기여해 온 코레일의 노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요금인상을 단행한 기관들이 재무성을 개선했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불합리가 있었다”고 경영평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특히 “현 정부에서 공기업에 요구하는 각종 시책에 대한 수용여부를 가지고 상당한 격차를 부여하는 정부의 기류도 한몫했다”고 정부 쪽에 날을 세웠다.
한 사장은 “이런 경영평가 결과는 온전히 경영진의 몫인데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형평성에 어긋나는 평가지표를 정부와 협의해 합리적으로 고쳐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코레일이 되도록 경영진부터 심기일전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2022년에는 대전-김천구미역 KTX 열차 궤도이탈과 대전조차장역 SRT 열차 궤도이탈, 11월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매우 미흡)를 받았었다.
지난해에는 한 사장이 언급한 것처럼 실적개선 등의 성과로 C등급 이상의 경영평가를 기대했지만, 또다시 낙제점인 D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에서 D등급 이하로 평가된 공공기관은 발표 다음 연도 경상경비가 최소 0.5%에서 최대 1%까지 삭감된다.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경영개선 컨설팅도 실시해야 하는 등 후속조치도 필요하다.
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