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까지 美 승인목표…실질적 통합까진 2년 걸릴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3년 넘게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 중 하나였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향후 남은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미국의 합병 승인만 남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유럽연합(EU)과 기업결합 사전협의 절차를 시작해 지난해 1월 정식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여객·화물부문 경쟁제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시정조치안을 EU에 냈다.
EU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취합과 시장평가 등을 거쳐 석달 뒤인 올해 2월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을 했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객 부문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노선을 이관받아 실제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유일 화물운송 전문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음 달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EU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내건 두가지 조건 중 하나인 '화물사업 매각'의 이행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여객부문 '경쟁 제한'에 대한 EU의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대한항공은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들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이처럼 EU의 최종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이제 두 항공사의 합병까지는 사실상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하고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선행절차가 오는 10월께 끝날 것으로 보고, 미국 당국과 경쟁제한성 해소조치에 관한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은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미국 당국의 승인이 있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통합까지는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때까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립 운영되며, 이후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동시에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