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 제4이통 선정 취소…"주파수 정책전반 재검토"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 선정 취소…"주파수 정책전반 재검토"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4.06.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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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자본금 2050억원 납입해야 하는데 500억원도 못내…등기부상 자본금은 1억원"
정책혼선 자초 비판...청문절차 거쳐 최종 취소예정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제4이동통신사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제4이동통신사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자본금 납입 미이행을 이유로 취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관련 법과 제도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스테이지엑스가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청문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알게된 여러 가지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경매절차에 대한 문제, 주파수 할당공고에 대한 문제를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사 체계가 견고하게 자리잡은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을 통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투입되려던 '메기'의 등장이 또다시 늦어지게 됐다.

경쟁 활성화를 강조하며 제4이동통신사 유치에 사활을 거는 듯 보였던 정부가 올해 1월말 제4이동통신사 후보로 선정했던 스테이지엑스의 자격을 4개월여만에 박탈한 셈이다.

'7전8기' 끝에 이번엔 탄생할까 관심을 모았던 제4이동통신사 출현이 다시 불투명해진 가운데, 정부가 애초 사업자 자격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급하게 주파수를 할당해 주며 정책 혼선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강도현2차관이 14일 브리핑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 2050억원을 납입하지 못한 점과 구성 주주 및 주주별 주식 소유비율이 주파수 할당 신청서 내용과 크게 다른 점이 문제가 됐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해명과 이행을 요구했으나 취소사유가 해소되지 않았고, 업체측에서 제출기한 연장의사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월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5G) 28㎓ 대역 주파수 경매를 통해 4301억원의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으로 선정하고, 5월7일까지 필요사항 이행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제시했다.

스테이지엑스가 당시 제출한 서류는 주파수 할당대가(할당대가 약 10%인 430억원) 납부영수증, 법인 등기사항 전부증명서(법인 등기부등본),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자본금 납입증명서), 할당조건 이행각서였다.

이 가운데 자본금 납입증명서와 법인 등기부등본상 주요주주 구성이 주파수 할당 신청시와 같아야 하고, 각 구성주주들이 할당신청서류에 적시한 자금조달 계획을 지켜야 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본금 납입증명서에 따르면 자본금 2050억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만 납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그 차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자문을 통해 필요서류 제출시점인 5월7일에 자본금 2050억원을 납입 완료하는 것이 필수요건임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선정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지엑스가 납입한 자본금과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500억원에 조금 미달하는 금액을 납입했다"며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마저도 지난 13일 기준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이 1억원으로 기재돼 있어, 자본금 납입증명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성주주와 구성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주파수 할당신청서 내용과 크게 달랐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추가자료에 따르면 신청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곳 가운데,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곳 뿐이다.

다른 주요주주 5곳은 필요서류 제출기한인 5월7일까지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으며, 기타주주 4곳 중 2곳도 납입하지 않았다.

이는 과기정통부 인가없이 구성주주 및 주식소유 비율을 변경해서는 안되고,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필요사항 및 서약사항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3차례에 걸쳐 각 구성주주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확보 이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과기정통부는 주요 구성주주로부터 자본금 납입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별도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할당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잔액 약 3871억원) 납부, 설비투자, 마케팅 등 적절한 사업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장비제조사 등 협력사, 투자사, 이용자 등 향후 예상할 수 있는 우려사항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할당대상 법인 선정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선정취소 처분예정을 사전 통지하고 향후 행정절차법에 따른 청문을 거쳐 선정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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