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88개 제품 조사결과 발표…안전모 10개 중 8개 충격 흡수 못해
[서울이코노미뉴스 최현정 시민기자] 중국 유통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싱가포르 플랫폼인 큐텐에서 판매 중인 해외직구 화장품과 어린이 물놀이용품에서 기준치의 수십~수백 배에 이르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14일 알리·테무·큐텐 등 3개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 어린이제품, 차량용방향제, 이륜자동차 안전모 등 88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7개(30.7%)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피부에 사용하는 아이섀도·볼 터치·립글로스 등 색조화장품 40종 가운데 7개(17.5%) 제품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아이섀도 등 눈에 사용하는 화장품 3개에서는 크롬 또는 납이, 볼용 화장품 3개에서는 크롬이 각각 나왔다. 입술용 화장품 1개에서는 적색 2호와 102호 타르색소가 검출됐다.
크롬은 발암물질이고, 적색 타르는 동물실험에서 성장장애, 간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에서 판매하는 아이섀도 40개 색상 팔레트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의 65배를 초과했고, 크롬도 검출됐다.
조사 대상 화장품 40개 중 1개는 사용기한이 3년을 넘었고, 3개는 사용기한 표시 자체가 없었다.
소비자원은 또 물놀이용품 등 어린이제품 28개를 조사해 11개(39.3%)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중금속, 방부제 등 유해 물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튜브 등 여름철 물놀이용품 9개 가운데 7개(77.8%)에서 국내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고, 이 가운데 5개 제품은 카드뮴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테무에서 판매하는 투명한 수영 튜브에서는 기준치를 295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기준치를 3.2배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나 불임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접촉 시 눈이나 피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비눗방울과 핑거페인트 등 액체 완구 10개 가운데 3개(30.0%)에서 방부제로 사용이 금지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나왔다.
테무에서 판매하는 로봇 장난감 충전용 케이블에서도 기준치를 44.2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기준치를 7.1배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
이와 함께 알리와 큐텐에서 판매하는 오토바이 안전모 10개 중 9개(90.0%) 제품은 국내 충격 흡수성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개 제품은 시험 결과 충격 흡수를 전혀 하지 못하는 불량품으로, 사고가 나면 머리에 전달되는 충격량이 커 부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알리와 테무는 자율협약에 따라 해당 제품 판매를 차단했고, 큐텐 사업자도 소비자원의 권고를 수용해 위해제품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