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의혹의 정점인 구현모(60) 전 KT 대표를 소환하고 수사 마무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1일 구 전 대표를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구 전 대표 등 그룹 고위층이 '이권 카르텔'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시설관리업체 KDFS에 일감을 몰아주고, 늘어난 수익으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KT그룹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후 시설관리(FM) 일감 발주업체를 기존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꿨다.
KT텔레캅은 기존의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와 KSmate에 몰아줬고, 이를 통해 KDFS 매출은 2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 전 대표와 남중수 전 대표 등 그룹 고위층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KT 사옥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7월에는 구 전 대표와 남 전 대표 등 전현직 최고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지난 해 8월에는 황욱정 KDFS 대표를 회삿돈 약 48억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구 전 대표를 상대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 외에도 KT 그룹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현대자동차 관계사인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지분을 고가로 매입했다는 '보은 투자 의혹'도 수사 중이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 100%를 일반적인 시장 예상가보다 높은 206억8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는 현대차가 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 전 대표 형의 회사를 인수해준 데 대한 보은 성격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