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조 기업대출…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1,890조 기업대출…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4.04.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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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취약기업 상환능력 분석
은행 기업대출 상담창구
은행 기업대출 상담창구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내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이 지난해 1900조원까지 불어나,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져 우려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위기별·산업별 비교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889조6000억원(은행권 1350조5000억원, 비은행권 539조1000억원)으로,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전년 동기대비 기준) 10.8%씩 불어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4.3%(98조9000억원), 56.5%(564조원)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팬데믹 이후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업종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업(175조7000억원)과 건설업(44조3000억원)의 대출 증가분이, 전체 업종 대출증가(567조4000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이 팬데믹 이후 거의 2배 규모로 확대되면서, 이들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의존도가 급상승했다.

팬데믹 피해가 컸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도 정부 지원의 영향으로 각각 92조7000억원, 27조5000억원 늘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7.4%로, 외환위기 고점(67.8%)보다는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는 크게 높았다.

또한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50.5%로 외환위기 고점(62.0%)보다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다 크게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했다.

기업 재무 단기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으로는 취약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로 집계됐다. 
역시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신용상 선임연구위원

신 선임연구위원은 "한은과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실 위험기업 비중과 부실 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낮고 기업부문 부실규모도 경제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지표들의 추가 악화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레버리지 동원을 통한 민간의 자원배분이 부가가치 창출과 괴리돼 구조적, 추세적으로 저부가가치·저생산 업종으로의 집중이 심화하고 있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부문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차원에서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활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는 자체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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