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1일(현지시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조기인하의 유혹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부활과 그에 따른 새로운 긴축정책에 나서야 하는 위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지난 1년간 급격한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진전을 보이는 데 대해 축하를 보냈으나, 너무 이른 정책완화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정책입안자들은 너무 이른 금리인하 요구에 저항해야 한다"며 "이는 추가적인 긴축통화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는 깜짝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그에 따라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다음 날 나온 것이다.
특히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은 9월에 첫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등 경제대국 중앙은행들에 인내심을 발휘해줄 것을 촉구하면서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 CNBC방송에 출연해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다시 말하지만, 지표들이 할 수 있다고 말할 때까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6월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음 주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강세로 이전 예측보다 개선된 전망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세계 경제가 올해 3.1%, 내년에는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했던 성장률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이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피했다"고 평가했으나, 세계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평균인 3.8%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것이어서 진로수정이 없으면 향후 10년이 부진하고 실망스러운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글로벌 교역이 지정학적 동맹국 중심으로 분절화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