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동네마트와 슈퍼마켓들이 롯데카드와 가맹 계약을 해지하며 보이콧에 나섰다.
카드사가 챙겨가는 수수료가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2일 한국마트협회에 따르면 본격적인 보이콧이 시작된 전날 30곳 넘는 마트에서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를 하고, 인증샷을 보내왔다. 가맹점 해지를 한 매장에서는 롯데카드로 물건을 살 수 없다.
마트협회는 이달 중순까지 회원사 약 6000곳 중 절반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트협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이커머스 업체들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사는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해 영업을 할수록 적자인 경우가 많고, 폐업을 생각하는 곳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카드의 수수료율은 일반 가맹점 평균 2.13%로 BC카드(2.15%)에 이어 두 번째이다. BC카드가 체크카드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롯데카드가 카드사들 중 최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 중소상인들의 주장이다.
이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주유소운영협동조합 등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롯데카드 본사 앞에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카드결제비중은 10년 전만해도 5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95% 육박한다. 그러다보니 수수료율 부담이 늘어나 이미 임대료, 당기순이익을 넘어선 상태라는 것이다.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롯데몰 등으로 중소마트의 매출 저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줘왔기 때문에 롯데카드의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불만이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연 매출 30억원을 넘는 중소기업, 대기업은 모두 일반 가맹점으로 분류돼 카드 수수료율을 카드사와 개별 협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30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금융당국이 3년마다 적격 비용을 재산정해 조정해주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협상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마트 등은 카드사가 통보하는 수수료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마트협회 측 주장이다.
이 같은 카드사 수수료율 갈등은 2022년에도 있었다. 당시 신한카드가 수수료율을 2.02%에서 2.28%로 0.2%넘게 올리겠다고 하자 중소마트들이 보이콧을 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카드 수수료를 정하는 절차를 바꾸기 위해 그 해에 태스크포스를 꾸렸지만 2년째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