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여성 기업인 가운데 주식 배당액이 많은 상위 10명의 배당규모가 상속과 증여 등으로 최근 10년간 9배나 증가했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최근까지 지난해 결산배당을 발표한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여성들의 주식보유 현황과 결산배당을 포함한 2023년 전체배당액, 10년 전인 2013년 배당액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명의 배당총액은 2013년 513억원에서 지난해 4731억원으로 늘었다.
10년간 배당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여성은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었다.
이 사장은 2013년도에 삼성SDS 지분 3.9%에 대한 배당금 15억1000만원을 받았으나 이후 상속에 따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지분에 대한 배당이 반영돼 2023년도에는 9571.7% 증가한 1459억9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013년도에 언니인 이부진 사장과 동일한 배당금을 받았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6140.2% 늘어난 941억9000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 3위는 고 구본무 LG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다. 2013년 ㈜LG 보유지분 0.7%에 대한 배당금으로 12억2000만원을 받은 구 대표는 이후 상속으로 지분율이 2.92%로 상승하고, 주당 배당액도 1000원에서 3100원으로 늘면서 지난해 총 배당액은 10년 전 대비 1031% 증가한 121억6000만원을 받게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중 총 배당액 1위인 이건희 선대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2013년도 삼성전자 지분 0.75%에 대한 배당금 154억9000만원을 받았다.
올해 1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해 보유지분은 줄었으나, 배당금은 지난해 보유기준에 따라 1464억원을 받아 10년 전 대비 84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홍 전 관장을 비롯한 삼성가(家) 세 모녀는 지분평가액과 배당액은 늘었으나,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이후 유족이 내야 하는 12조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삼성가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중이다.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 5월에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주식 담보대출도 받았으나 전 세계적 금리인상 기조로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부담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13억6000만원에서 94억7000만원으로 증가율 5위(598.9%)에, 김주원 DB그룹 부회장이 28억8000만원에서 118억2000만원으로 6위(310.4%)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