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1년 전보다 41% 폭등…사과 71% 치솟자 귤까지 78.1% ‘껑충’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갔다.
과일과 채소류의 고공행진에다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컸다.
과일 중에서도 사과와 귤 값은 1년 전보다 70% 넘게 껑충 뛰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년 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신선식품은 신선과일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다. 신선과일은 1991년 9월 43.9% 오른 뒤로 32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작황이 좋아 과일 값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1월에 56.8% 오른 데 이어 2월에는 71.0% 급등했다. 사과 가격 상승의 원인은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다. 지난해 생산량은 30% 급감했다.
검역 문제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사과의 특성상 다음 수확 철까지는 '금사과' 상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껑충 뛰었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도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p에서 -0.06%p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달(2.6%)보다 0.1%p, 공공서비스 물가는 2.0% 로 전달(2.2%)보다 0.2%p 상승 폭을 줄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는 3.8% 오르면서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올라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해 전달과 같았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과실 등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올라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