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폴란드 등 SMR 수주 선점할 것"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해외 대형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이후 15년 만이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복원 방침을 밝히고 지원정책을 이어가면서 민간기업의 원전 건설수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코즐로두이 원전 공사의 입찰자격 사전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단지 내에 22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공사다.
총사업비는 약 140억달러(약 18조7000억원) 규모다.
최종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원자력공사(KNPP NB)와 협상을 완료하는 4월이 될 전망이며, 현대건설의 수주규모는 이때 결정된다.
불가리아 전력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으며, 지금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중이다.
이번에 신규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다. 2035년까지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벡텔, 플루어 등 해외 유수의 기업이 참여했지만, 현대건설만 사전요건을 충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해외 원전 일감확보가 국내 원전기업에 동반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창출 및 생산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차세대 원전으로 확대되고 있기에 현대건설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원전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선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계약을 맺고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대형원전을 세울 수 있는 지역에는 한계가 있지만 SMR은 도시 인근에도 세울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드는 등 제약이 덜하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SMR 건설 수주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