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재난 최고 단계 '심각' 격상…“비대민 진료 전면시행”
보건의료재난 최고 단계 '심각' 격상…“비대민 진료 전면시행”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2.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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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공공병원 진료시간 최대 연장…광역응급실 4개 권역 신설"…
94곳 병원서 전공의 8897명 사직서 제출, 7863명 근무지 이탈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정부는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해 23일 오전 8시부로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이날부터는 별도의 신청이나 지정 없이 희망하는 병‧의원 등 모든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가 전면 시행됐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공공 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해 공공의료기관 가동 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에서 임시 의료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시 수가를 2배로 대폭 확대하였으며,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병원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 치료가 지연되는 병원의 인력 수요를 파악 중이며, 공보의와 군의관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증·위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을 컨트롤 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내달 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하겠다"고 밝혔다.

광역응급상황실 4곳을 추가로 열어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오늘부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여 국민들께서 일반 진료를 더 편하게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교적 병증이 가벼우신 분들은 정상 운영되는 가까운 병의원을 이용해 주시고, 지자체에서도 환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총리는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고 계신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여러분들의 부담을 줄여드려야 한다"면서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병원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훈부, 고용부, 국방부, 지자체 등 소관 병원이 있는 기관에서도 외부 의사나 시니어 의사 등 대체 의사를 임시로 채용하는 등, 의료 공백에 총력 대응해 달라"면서 "재정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국민들의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일 뿐"이라면서 "특히 불법 집단행동은 존경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공의 이탈이 심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역량을 집중해 의료진의 소진을 방지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의 2차 병원급에서, 경증 외래 환자는 의원급에서 각각 진료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높아진 지역 병·의원의 외래수요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활용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는 그동안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의료취약지나 휴일·야간에는 초진부터 허용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극히 일부만 가능했다.

비대면 진료가 전면 확대되면서 의료취약지가 아닌 곳이나, 초진이라도 평일에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비대면진료 혹은 조제의 실시 비율을 30%로 제한했던 규정이나, 동일 의료기관에서 환자당 월 2회 비대면진료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적용하지 않는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94개 병원에서 소속 전공의의 약 78.5%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낸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사직서 제출 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69.4%인 7863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에 복지부가 집계해오던 100곳의 병원 가운데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한 6곳을 제외한 수치다.

이 때문에 9275명(21일 오후 10시 기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8024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복지부의 전날 집계보다 수치 자체는 줄었다.

하지만 집계 대상 병원 수가 줄어든 것이므로 실제 사직 규모와 근무지 이탈자는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새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40건이다. 수술 지연이 27건, 진료 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4건, 입원 지연이 3건이다.

기존에 접수된 149건과 합치면 환자 피해사례는 모두 189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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