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회 5.74%, 노조 8.1% 요구…단체행동 움직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평균 임금 기본인상률을 2.5%로 제시한 데 대해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거부 움직임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 대표 교섭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올해 임금 기본인상률을 2.5%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금 체계는 기본인상률을 기반으로 개인 고과에 따른 인상률을 더해 최종 결정되는 구조다. 기본인상률에 성과 인상률을 더해 전체 평균 임금 인상률이 결정되는 것이다.
사측은 기본 인상률 2.5%에 평균 2.1%로 추정되는 성과인상률을 더하면 전체 평균 임금 4.6%가량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 등 평균 임금 인상률 4.1%로 책정됐으나, 노조 공동교섭단이 반발해 쟁의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사협의회는 기본인상률에 성과인상률을 더한 전체 평균인상률을 5.74%, 노조는 8.1%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 인상률 2.5%에 개인별로 적용되는 성과 인상률 평균 2.1%를 감안하면 평균 인상률은 4.6%로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특히 사원급 중에서 상위 평가를 받으면 10% 가까이 연봉이 인상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협상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없다"면서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도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적자 지속으로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며 지난달 DS 부문은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DS 부문 임원들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2022년 기준 1인당 평균 임금 1억3500만원에 반도체 임직원 수 7만3000명을 계산하면 반도체 부문 인건비만 1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적자인 반도체와 흑자인 모바일 부문 임직원 간 의견차가 큰 분위기다.
DS 부문 사내 게시판에는 '노조 가입 완료'를 뜻하는 '노가완'을 제목에 붙이는 글이 잇따르는 등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 공지 이후 성과급이 '0'인 반도체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다른 사업부에서는 "반도체가 적자인데 OPI 미지급에 대해 격려금을 요구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8% 임금인상은 과도한 것 아니냐" 등의 비판적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