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수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서…기금규모, 작년말 1천조원 넘은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의 절반은 월 수급액이 4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이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해 9월말 기준 국민연금 중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을 제외한 노령연금을 받은 사람은 540만753명이다.
이 가운데 월 수급액이 20만원 미만은 11.9%인 64만6871명, 20만∼40만원 미만은 38.0%인 207만11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급자의 49.9%, 즉 절반이 40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체 수급자의 평균 수급액은 61만9715원이었다.
40만∼60만원 미만도 20.4%(111만1명)여서 전체의 70.3%가 60만원이 안 되는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액 60만∼80만원 미만은 10.9%(59만2668명), 80만∼100만원 미만은 6.4%(34만7905명), 100만∼130만원 미만은 6.0%(32만6776명), 130만∼160만원 미만은 3.5%(19만2906명)였다.
반면 160만원∼200만원 미만은 2.5%(13만6336명), 200만원 이상은 0.3%(1만7178명)에 그쳤다. 최고 수급액은 266만4660원이다.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40년 연금 가입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은 올해 기준 42%(작년 42.5%)이다.
하지만 평균 가입기간이 2022년 기준 19.2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아 실질 소득대체율은 턱없이 낮다. 2020년 기준 실질 소득대체율은 22.4%에 그쳤다.
한편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작년 9월 말 기준 2225만411명으로, 2022년 말의 2249만7819명보다 24만7408명이 줄었다. 가입자 수가 생산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이와 반대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급자 수(작년 9월 말 기준)는 671만6970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 연말(664만2643명)보다 7만4327명 늘었고, 2021년 연말(607만124명)보다는 64만6846명 증가했다.
지급한 연금의 총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작년 9월까지 29조2314억원을 연금 급여로 지급했는데, 이는 2021년 한 해 지급액(29조1368억원)을 넘어서는 액수다.
작년 9월 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984조1606억원으로, 2022년 연말(890조4657억원)보다 93조6949억원 늘었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강세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민연금 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1000조원대로 올라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느는 인구구조에서 국민연금 재정이 장기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부담 수준을 적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