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부위원장 "금리인하 과도한 기대는 위험"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해부터 가동중인 37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들이 내년 말까지 연장된다.
예대율 등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들도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어 채권·단기자금시장 상황을 점검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들어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활용 수요는 지난해보다 현저히 줄어들었다"면서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곧 운영기간이 종료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운영기간을 1년씩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간 가동해온 채권·단기시장 안정화 조치는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10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이다.
이날 금융위 결정에 따라 이들 프로그램은 내년 말까지 연장 운영되게 됐다.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은 2025년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운영예정인 5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도 예정대로 차질없이 가동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올해 말 조치기간이 종료되는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들의 연장도 결정했다.
앞서 발표된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비율 완화(100→95%)를 비롯해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비율 완화(100→110%)와 여전사 원화 유동성 비율규제 완화(100→90%) 조치 등이 내년 6월까지 연장된다.
금융투자회사들에 적용됐던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자산내 여전채 편입비중 축소(12→8%) 유예와 자사 보증 PF-ABCP 매입시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32% 적용 등의 조치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
이날 금융위는 올해 채권·단기시장 흐름이 지난해와 달리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긴장감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전반적인 금리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경계감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우량-비우량물간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며 "취약업종의 경우 시장 접근성이 저하되는 등 하반기 들어서는 기업 자금조달 측면에서 쉽지 않은 시장여건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통화정책 전환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내년에도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시장안정에 중점을 두는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등 통화정책 기조전환의 여건은 갖추어져 가고 있으나, 각국 중앙은행들이 상당기간 긴축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각 경제주체에 고금리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요구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며 "가계와 기업이 고금리에 대비한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