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하락률 3.35% 달해. 전쟁 발발 직후 하루만 급등하고 그 이후 계속 하락세
하마스 공격소식에 이란 지도자들이 놀랐다는 뉴욕타임스 보도 등이 영향. 향후 복잡한 양상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중동지역 불안 지속에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8% 하락한 배럴당 83.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으며, 이틀 동안 하락률은 3.35%에 달한다. 지난 10거래일 중 7일 간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9일 4% 이상 급등했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타임스가 미국 정보 당국자를 인용, 이란 핵심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소식에 놀랐다고 보도한 것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 그동안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번 사태에 이란이 개입했을 가능성과 이로 인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 등을 주시해 왔는데, 이 보도는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0일 석유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OPEC+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다시한번 밝힌 것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3분기 OPEC+의 감산으로 급등했다가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전쟁으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직후 이라크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양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틀에서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성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러시아 정부가 송유관을 통해 각 항구로 수송되는 경유 수출에 대한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지난달 21일 내수 시장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임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OPEC+의 최근 감산 조치 등으로 인해 미국이 글로벌 시장 공급 측면에서의 역할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내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대가로 석유와 은행 제재의 일부를 미국이 완화하는 양국 간 협상이 거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11일 보도하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