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사태는 미반영. 제조업 평균가동률 반등, 건설기성 높은 증가세 지속
다만 미국 통화긴축 지속, 국제유가 상승, 물가상승 압력 확대 등은 경기부담 요인 지적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반도체 생산 일부 회복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는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KDI는 11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일부 회복되면서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번 분석에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는 반영되지 못했다.
KDI는 제조업에서 생산 감소폭이 크게 축소되고 평균가동률이 반등하는 등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신호가 점증하고 있다면서 건설기성도 공사비 증액과 공사 재개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는 경기 부진 우려를 덜어낸 주된 근거로 반도체를 꼽았다. 8월 반도체 생산은 인공지능(AI) 서버 관련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증가(8.3%)로 전환했다. 전월 대비로도 높은 증가율(13.4%)을 기록하면서 8월 광공업 생산 증가세(5.5%)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0.0% → 73.4%)도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조업의 부진 완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물량과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유가상승 등의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제조업 기업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10월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비제조업(77)보다 낮았다.
서비스업생산(1.7%)은 금융 및 보험업(5.7%)과 운수 및 창고업(8.1%)이 각각 금융거래확대 및 해외여행 증가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되었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7.3% →-4.6%)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감소폭이 축소되었다.
서비스 소비의 완만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득이 감소세를 지속함에 따라 상품소비의 부진은 지속되었다. 고금리의 장기화,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투자 여건이 제한되며 설비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설비투자(-11.2% → -14.9%)는 전월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부문별로는 기계류(-11.8% → -17.3%)가 특수산업용기계(-20.5% → -32.0%)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운송장비(-9.3% → -7.3%)는 전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인한 자동차(-15.0% → -22.7%)의 위축이 이어지며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선행지표에서는 일부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났다면서 8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큰폭으로 상승하고, 9월 기계류수입액(17.7%)이 크게 증가하면서 반도체제조용 장비수입액(-32.1% →-2.1%)의 감소폭이 축소된 점 등을 그 증거로 꼽았다.
KDI는 또 9월 수출(-4.4%)은 반도체(-13.6%) 분야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자동차(9.5%), 일반기계(9.8%) 등이 증가하는 등 대부분 품목에서 부진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도 중국 경기 둔화로 중국 수출(-17.6%)이 여전히 부진하나, 이외 지역은 미국(8.5%)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은 8월 취업자 증가세(26만8천명)와 고용률(계절조정·62.6%)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석유류·농산물 영향으로 상승 폭(3.7%)이 컸지만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의 상승률이 전월과 동일한 3.3%를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물가상승세가 기조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되며 금리와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신용 스프레드가 유지되고 채권시장 위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신용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하며 수요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주택착공 위축으로 향후 주택공급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