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500㎖ 캔제품만은 종전가격 유지. 하이트진로 등 다른 주류업체들도 뒤따라 올릴 가능성
오비맥주는 작년 대규모 흑자에 대규모배당. 매출대비 재료비 비중도 오히려 낮아져. 인상논리 타당한지는의문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정부가 술값 인상자제를 강력 요청하고, 공정위가 맥주-소주 유통현장 담합여부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비맥주는 기어이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고 연합뉴스와 YTN 등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제품 가격 인상은 작년 3월 이후 19개월 만으로, 오비맥주측은 재룟값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맥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음식점, 마트 등에서 파는 맥주 가격 등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측은 다만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트, 편의점 등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 가격은 종전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주류업체들은 현재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격 인상 요인이 비슷한 만큼 추후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오비맥주는 비상장업체여서 올해 분기별 실적이 공시되지 않는다. 작년 매출은 1.56조원, 영업이익 3,617억억원, 당기순이익 2,4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1년 1,614억원보다 더 늘었다. 작년 맥줏값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영향으로 보인다.
작년 주주들에 대한 중간배당은 1,350억원, 21년은 3,360억원에 각각 달했다. 작년 큰 이익을 낸 만큼 올해도 중간배당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최대주주(지분율 100%)인 세계 최대 주류업체 벨기에 AB인베브에 대한 대규모 배당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종종 전년 당기순익을 훨씬 넘는 배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오비맥주가 2021년 AB인베브에 지급한 배당은 3,360억원은 그해 당기순익의 2배가 넘었다. 20년에도 당기순익 1,599억원의 2배가 훨씬 넘는 4천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지난 1998년 두산그룹이 오비맥주를 해외기업에 매각한 이후 21년 말까지 오비맥주가 번 돈이 배당과 유상감자 등의 명목으로 해외 대주주들에게 유출된 금액 총합계는 4조3,1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해외 주주들에 대한 배당이 모두 2조8,997억원이었고, 유상감자가 1조4,124억원이었다. 유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면서 주주에게 투자금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효과를 낸다.
반면 1998~2021년 기간중 오비맥주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총계는 3조5,697억원이었다. 번 이익보다 7,424억원이나 더 많이 해외 대주주들에게 국부가 유출된 것이다.
오비맥주는 재료비 상승 등으로 맥줏값 인상이 불가피하다지만 매출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년 22.7%로, 21년 25.8%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영업이익율은 20년 21.7%, 21년 20%에서 22년 23.1%로, 작년에 오히려 높아졌다.
올들어 도대체 얼마나 재료비나 물류비가 상승했는지, 공시가 없어 알 수는 없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원자재값이 급등했던 작년보다 재료비, 물류비 등이 더 급등했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