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주식자산 '톱5'에 이재용 등 삼성 오너일가 4명 포진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대기업집단 총수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 자산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지난 10년새 10곳이 늘어났다.
이들 대기업집단은 사실상 승계작업이 끝난 것이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81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고 10년 전과 비교가능한 대기업집단 56개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주식자산 승계현황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총수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의 자산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13년 말(12개)에 비해 10개 늘어난 수치다. 부모세대 기준은 2013년 말 동일인 또는 최대주주 본인 등을 고려했다.
특히 롯데와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 그룹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이어 태영(98.4%)과 DN(92.0%), 두산(83.7%), LG(82.4%), 호반건설(77.9%), 한진(77.8%), 효성(74.7%), 삼성(74.4%), 한화(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72.8%), 신세계(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LX(50.6%), 현대자동차(50.5%) 등 18곳은 50%를 넘었다.
10년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DL(41.9%→100%)이었다. 이어 엠디엠(3.4%→60.2%), LG(25.9%→82.4%), 삼성(22.2%→74.4%), 한진(26.2%→77.8%)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크게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LG와 삼성, 한진이다.
LG는 지난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후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은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DL이다. DL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2015년과 2016년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를,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포인트 늘었다.
주택관련 업체인 엠디엠은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였다.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규모(자본총액)는 2013년 말 68억원에서 2022년 말 1조3824억원으로 200배 이상 폭증했다.
부모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그룹은 현대백화점,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교보생명 등 6곳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은 2004년 정몽근 명예회장이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에게 보유지분을 증여했다. 이에 따라 2013년 말 기준으로 승계가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을 부모세대로 분류했다.
코오롱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세 자녀(이규호·소윤·소민)가 '메모리오브러브'와 '어바웃피싱' 등 이 명예회장이 창업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모리오브러브는 청산절차를 진행중이고, 어바웃피싱은 자본잠식 상태여서 주식자산을 '0'으로 집계했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신 회장의 누나(신경애·영애)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와 셀트리온, 이랜드는 창업세대가 지분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세대 주식비중이 100%다.
한편,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별 주식자산 '톱5'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8006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8조386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2391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 겸 전 회장(6조61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3206억원) 순이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10년새 주식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인물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의 주식자산은 10년새 10조2098억원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홍 전 관장의 주식자산은 6조9009억원이 늘었다.
이외에 이동채 전 회장(6조486억원↑), 이부진 사장(5조6196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전 의장(5조1200억원↑)이 주식자산 증가 '톱5'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