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현정 시민기자] 초록뱀그룹은 10일 최근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된 최대주주 원영식(62) 회장이 퇴임하고 회사는 원 회장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경영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 회장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초록뱀그룹 김세연 그룹경영위원회 의장(초록뱀이앤엠 대표이사)은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 회장은 초록뱀그룹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퇴임하며 영업활동은 물론 투자와 재무활동에도 어떤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회사가 최대 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앞으로 그룹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가 메자닌 투자에서 비롯된 만큼 향후 초록뱀그룹의 모든 회사는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다"면서 "경영상 필요하면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메자닌 투자를 시행하도록 정관에 못 박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자닌(Mezzanine)은 주식과 채권 중간의 성격을 갖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상품을 일컫는다.
원 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만큼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당장 진행하기는 어렵고, 독립 경영을 위한 그룹경영위원회 구성, CB 등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 금지로 주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이어 "초록뱀그룹이 그 동안 영업이 아닌 투자활동을 수익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본연의 영업활동 중심으로 수익모델을 변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원 회장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향후 경영 방침을 발표하기 위해 열렸다.
원 회장은 강종현 씨가 실소유한 빗썸 관계사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초록뱀그룹은 드라마·예능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초록뱀미디어, 연예기획사 초록뱀이앤엠 등의 계열사를 둔 미디어그룹이다.
초록뱀그룹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CB에 1000억원 넘게 투자해 큰 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는 빗썸 관계사에서 CB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 수법으로 3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지난 2월 구속기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