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전망치 '5.2%'…외환위기 후 최고치
원화대비 달러 환율 13년만의 최악인 1360원 넘어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최악 무역적자, 고물가, 고환율. 66년만의 최악 무역적자가 현실화하고 올해 물가가 5%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악인 1360원대까지 오르는 등 우리 경제의 ‘3중고’ 현상이 한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경제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8월 수출이 7%가량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28%나 급증하면서 무역수지는 5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다섯달 연속 무역적자 흐름은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8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 달 무역수지가 9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5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66년만의 최대폭 적자다.
수출은 56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으나 수입은 66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2% 상승했다. 수입이 수출 증가폭을 훨씬 웃돌면서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산업부는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동월(96억6000만달러) 대비 88억6000만달러 증가한185억2000만달러(91.8%↑)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와 대중국 원자재·중간재 수입 급증과 함께 국내외 금리 상승도 무역수지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5.2%로 올려잡았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1998년 당시 연간 물가 전망치는 9.0%(1월 전망기준), 실적치는 7.5%였다. 이번 물가전망치는 한은이 1998년 4월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이후 가장 높은 전망치기도 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물가상승률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4.3%) 처음으로 꺾였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2일 원·달러 환율이 1,360원을 돌파한 뒤 1362.60으로 마감했다. 지난 2009년 4월 21일(장중 고가 1,367원) 이후 13년 4개월여만에 최고치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태도를 드러낸 데 이어, 연준 인사들도 비슷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추세적 상승을 진정시키기는 어려워 앞으로도 1360선을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