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올해 추석에 전통시장을 이용해 차례상을 마련하려면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30만1000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물가정보가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는 30만1000원이 필요해 지난해 추석 때보다 2만6500원(9.7%)이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때는 40만8420원이 들어 지난해보다 2만4600원(6.4%)이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이용할 때 비용 차이는 10만7420원으로, 전통시장이 35.6% 더 저렴했다.
품목별로는 밤과 쌀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과일류는 길었던 장마 기간 내린 비로 과실이 갈라지는 '열과 현상' 등의 피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공급량이 줄며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는 없어 폭발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았다.
한국물가정보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아직 햇과일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이전임을 고려할 때 출하 초기에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겠지만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소류의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다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급격하게 치솟았다. 지난해 조사 때 1개 1000원이던 애호박은 3000원으로, 배추는 1포기 7000원에서 1만원으로 가격이 각각 올랐다.
밀과 팜유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면과 밀가루, 기름을 많이 쓰는 약과와 산자 가격이 상승했다.
견과류 중에서는 밤 생산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고, 햅쌀과 쌀을 원료로 하는 떡도 가격이 하락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해 대비 가격이 내린 쌀과 밤이 아니었다면 전체 비용은 10% 정도가 아닌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18∼19일 서울의 90개 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도 비슷했다. 올해 4인 가족 기준 추석 제수용품 구매 비용은 31만8097원으로 지난해보다 5.9% 올랐다.
조사대상 24개 품목 중 18개의 가격이 올랐는데 추석 때마다 가격이 심상치 않았던 시금치값이 올해는 폭우 등 기상 악화로 48.7%나 뛰면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또 예년에는 값이 평이했던 밀가루도 44%나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됐다. 이밖에 식용유(28.9%)와 사과(18.6%), 대추(16.7%) 등도 많이 올랐다.
제수용품 구매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5만1949원으로 대형마트(31만1515원)와 백화점(47만7526원)보다 저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