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잡기와 소신답변...한동훈의 국회 데뷔 '신고식'
군기잡기와 소신답변...한동훈의 국회 데뷔 '신고식'
  • 오풍연
  • 승인 2022.05.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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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한동훈 법무장관이 19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나왔다. 지난 17일 취임한 뒤 바로 이튿날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국회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따로 준비할 시간도 없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 장관은 당초 예상했던대로 소신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을 상대로 군기잡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 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반격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인사청문회 때처럼 형편 없는 질문이나 발언은 없었다. 의원들은 가감 없이 물었고, 한 장관은 소신껏 답변했다. 한 장관이 국회 데뷔는 초보라서 실언이나 실수를 할 법도 한데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물러서지 않고 맞받았다. 법무검찰 행정을 꿰뚫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법무장관에 발탁한 이유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날 단행된 검찰 인사가 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이 아주 못마땅해 했던 대목이었다. 민주당은 그를 혼내주려 했다. 한 장관은 검찰 간부 인사를 비판하는 야당의 공세에도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검사가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지적에 "저도 20년 넘게 검사를 했으니 (윤 대통령과) 한 번도 근무하지 않은 검사는 사실상 그정도 급에서 거의 없다"면서 "인연을 중심으로 발탁했다는 건 오해다. 제가 인연을 중심으로 밥을 먹고 다니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 장관은 "이번에 승진한 사람들이 과거에 일해 온 경력을 보면 누구나 수긍할 만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사람이라고 판단해 제 책임 하에 인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친문(親文) 성향의 검사들이 대거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다는 지적에는 "능력과 공정의 기준에 따라 인사했다"면서 "저도 법무연수원에서 근무했는데 충실히 근무했던 기억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왜 정치 검찰이 출세한다는 시중의 통념이 있냐'는 질문에 "지난 3년이 (정치 검찰의 출세가)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 '윤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들하고만 협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저는 이미 검사가 아니고 특수부 검사와 (대통령이) 협치한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장관들을 윽박지르기 다반사다. 때론 수준 이하의 발언이나 질문을 하기도 한다. 아울러 무조건 고개를 숙이라며 생떼를 쓸 때도 있다. 때문에 장관들이 소신 발언을 못 하고, 의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게 관행이라고 하면 반드시 고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 게 도리다.

국회는 활발한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다른 국무위원들도 한 장관처럼 야당의 지적에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기 바란다. 국민들도 바로 그런 것을 원한다. 그러려면 소신도 소신이지만 업무에 정통해야 한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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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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