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요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만큼 핫한 사람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다. 현재 윤석열 정권의 2인자처럼 비춰진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다. 윤 당선인과 교감 아래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더욱 큰 일이다. 권 의원은 이 방송 저 방송에 나가 이슈들을 풀어낸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시원시원하게 말을 해 그를 자주 불러낸다.
권 의원이 윤 당선인과 아주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둘은 60년생 동갑내기다. 사법시험은 권 의원이 27회, 윤 당선인이 33회다. 검사도 권 의원이 선배다. 윤 당선인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권 의원이다. 지난 해 강릉에서 만난 사진이 공개돼 주목을 끈 바 있다. 윤 당선인 역시 권 의원을 챙기고 있다. 그러니 누가 권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윤 당선인도 권 의원이 자신과 동급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때문인지 권 의원은 인사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는다. 자기 생각이라는 전제를 깔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당선인 측과 역할을 분담한다는 얘기도 나올 법 하다. 최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총리 직행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한 것도 그렇다. 아예 안 위원장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고 할 수 있다. 안 위원장은 가만히 앉아서 한 방 먹은 셈이다.
권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안 위원장을 향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대 정부에서 인수위원장을 한 뒤 총리로 향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 "모든 권력을 다 차지하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한다" 등 견제성 발언을 이어갔다.
권 의원은 현재 별다른 직책이 없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수시로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권 의원이 다소 이례적이고 강경한 방식으로 '안철수 총리설'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윤 당선인 측 일각에서는 애초에 안 위원장 본인이 총리직에 뜻이 없다는 주장도 흘리고 있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직행' 코스로 가지 않고 인수위원장직을 맡은 것 자체가 윤 당선인과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취지다.
안 위원장 측은 발끈했다. 안 위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권 의원은 인사권자도 아니고 인사 추천 업무 영역에 전혀 관계가 없는 분"이라며 "안 위원장과 당선인 두 분이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다른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인수위원장이 초기 총리로 가는 것은 국정의 연장선상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안 위원장은 현재 총리직에 일절 관심이 없고, 성공한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 외에 특별한 게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너무 나서면 윤 당선인에게도 부담을 준다. 지금 권 의원을 견제할 사람은 없다. 윤 당선인 측근들이 알아서 권 의원에게 정보를 제공할 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권 의원은 자중해야 한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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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