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은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반대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처럼 행동할 리가 없다. 대표로서 자세가 아니다. 지금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데 엉뚱한 합당 얘기까지 꺼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준석의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듯 하다. 지방선거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에서 따로 논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사고라도 치지 말아야 하는데 대표가 말썽을 부리는 형국이다.
이준석은 23일 방송에 출연해 안 후보 측에 ‘배신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측근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까지 가져다가 내부 이간계를 쓴다. 즉시 (배신자가) 누군지 밝히라”고 말했다. 또 이달 초 이 대표를 비공개로 만났고, 안 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합당 제안을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후보직을 깔끔하게 사퇴한 뒤 이를 전제로 합당하면 선거 뒤 당 (운영의 핵심인) 최고위원회와 조직강화특위, 공천심사위 등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이 대표가)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후보가 11일 국민의힘 열정열차의 도착지인 전남 여수에서 함께 내리며 단일화를 선언하는 이벤트까지 제안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 이 대표가 “총리직을 노리는 중진이 많아 공동정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 후보에 대해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나 6월 지방선거 부산시장 공천을 조율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제가 이해하기로는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소통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간 이 대표가 당내 단일화 요구를 ‘거간꾼’이라며 몰아붙였지만 뒤에서는 윤 후보 몰래 ‘단독 플레이’를 했다고 폭로한 셈이다.
안철수도 울산에서 열린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내부 배신자’ 주장에 “그럼 말하면 될 것 아니냐. 터뜨리시라”며 맞불을 놨다. 또 윤 후보를 겨냥해 “서로 정치를 함께하는 파트너로 대우한 게 아니라 아주 적대시하는 태도였다”고 맹공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안철수를 너무 홀대한 게 아니냐는 자성론이 나온다고 한다.
이준석도 이날 저녁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제안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며 이 본부장의 주장에 맞대응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 문턱이 더 높아진 것에 대해 ‘이준석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줄곧 안 후보를 조롱해 온 데다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한 것까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평소 이 대표를 치켜세웠던 홍준표 의원도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조롱이) 좀 심한 거 같지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안철수를 조롱하는 최근 이준석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도 눈살을 찌푸린다. 경거망동 그 자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준석은 안철수를 라이벌로 생각한다. 사감(私感)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대선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할 짓이 아니다. 이준석은 가만히 있는 게 윤석열을 돕는 길이다. 이 같은 이준석의 행동 역시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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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