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누군가와는 함께 해야 한다. 그 최소 단위가 가족, 즉 부부다. 조물주가 그렇게 만들었다. 남녀는 결혼해 자식을 낳는다. 그래야 종족이 보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혼은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싱글족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출산율도 떨어지고, 인구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다.
최근 지인과 통화를 했다. 나보다 다섯 살 위인 분이다. 몇 달 전 부인과 사별을 했다. 부인은 나랑 동갑이었다.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물었다. 무척 힘들다고 했다. 그것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부부가 함께 지내다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날 경우 남편만 남게 된다. 남편 혼자 잘 지내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 했다.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가장 힘든 게 외로움이다. 그 분도 같은 얘기를 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사람도 만나니까 그것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저녁 때 집에 들어가면 외로움이 확 몰려온다고 했다. 대부분 부부 둘이 산다. 자식도 출가하면 남이다. 썰렁한 집에 남편 혼자 있다고 생각해 보라.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남자가 먼저 죽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남자보다 덜 외로움을 탄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만약 60에 사별한다면 최소한 20년은 혼자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재혼이 쉽지도 않다. 어렵더라도 혼자 사는 게 더 편한 측면이 있을 게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건강해야 한다. 남편도, 아내도 아프지 말아야 한다. 아프니까 죽는다. 또 다른 지인도 올 초 아내와 사별을 했다. 그 지인은 아내의 투병 과정을 잘 알기에 가슴이 더 아프다.
부부가 같이 있을 때는 잘 모른다.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한 쪽이 없어야 그것을 깨닫게 된다. 남편에게는 아내, 아내에게는 남편이 최고의 존재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마지막에는 부부만 남는다. 특히 70을 넘으면 더 의존하게 된단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분이 이 같은 말을 했다. “70을 넘기면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람 만나는 것도 확 줄였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만남을 자제하고, 아내와 함께 둘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부부가 건강하면 대략 50년은 같이 지낼 것으로 본다. 그 기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나는 길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부부에게도 나중에는 없다. “나중에 잘 해주지”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집안 일도 역할을 분담하면 좋다. 남편이 도울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나도 이것 저것 찾아서 돕고 있다. 집안 일도 쉽지 않다. 노동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나도 100점짜리 남편은 못 된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한다. 여자는 작은 것에 감동한다. 우선 마음을 편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근심 걱정 없는 게 최고의 행복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부부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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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