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법조 출신들 왜들 이래요. 아주 형편 없습니다" 한 지인이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법조 출입기자를 오래 한 터라 얘기가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실 난들 알겠는가. 나도 요즘 무척 실망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문제의 인물들이 모두 법조 출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름을 거론해 보자.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황교안 박영수 최재형 권순일 곽상도. 다만 원희룡은 예외다. 이름만 대도 모두 알만한 사람들이다.
대통령도 이들 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괜찮은 사람이 있는가. 애석하게도 없다. 지인의 말대로 형편 없는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이재명에 대해서는 대장동 사건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그를 빼고 평가한다. 특히 판검사들은 범인을 수사해 기소하고, 형을 때린다.
그런데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내로남불이 딱 맞다. 국회의원의 경우 몇 천만원만 받아도 구속되고,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최근 나온 액수는 상상을 초월한다.100억대까지 나온 마당이다.
먼저 윤석열을 본다. 실언에 이어 왕(王)자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3차 대선후보 토론회부터 그랬다고 한다. 이것을 해프닝으로 볼 수 있을까. 또 다른 지인이 전화를 했다. "윤석열은 또 왜 그럽니까" 그것을 윤석열 해명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최순실을 연상시키게 한다고 말한다.
나도 크게 실망했다. '윤석열의 운명'을 쓴 저자로서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 한 두 번이 아니어서 더욱 문제다. 윤석열에게 등을 돌리는 지지자도 많은 것 같다. 윤석열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박영수 특검 친척에게 100억원이 건네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박영수는 한 푼도 안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을 믿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사건도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가 사람이 좋아 이처럼 거액을 건넸을까.
박영수를, 곽상도를 의심하는 것도 상식이다. 이 같은 규모에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모두 의욕 상실증에 걸릴 만 하다. 일할 맛이 안 난다고도 얘기한다. 특히 젊은이들의 실망감이 크단다.
최재형도 다르지 않다. 법관으로선 존경 받을 만 했다. 권력에 맞서 소신도 피력했다. 대선에는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본인의 말대로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대선에 뛰어들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정치인으로서 자질은 0점에 가깝다고 할까. 토론회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 했다. 차라리 대선 포기 선언을 하는 게 나을 뻔 했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 역할은 했다고 여긴다.
법조 출신들이 왜 이 같은 지적과 비난을 받을까. 평생 동안 법조문에 파묻혀 있다보니 현실과 너무 괴리돼 있었다.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법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그럼에도 법조 출신을 주요 자리에 앉히는 우리의 정치 풍토가 문제다. 일반 사람보다 더 깨끗하지도 않다. 지금 일어난 일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들 스스로도 반성해야 한다. 남을 심판하기 전에 내 허물부터 되돌아 보라.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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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