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회출입증 파문 확산...류호정 "삼성공화국인가" 분통
삼성 국회출입증 파문 확산...류호정 "삼성공화국인가" 분통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0.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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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자위 국감서 "삼성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다" 비판...심상정 “삼성, 유령언론사 세워, 임원이 기자행세하며 국회 출입”
류호정 정의당 의원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삼성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습니다. 저는 민주공화국에서 사는 줄 알았는데, ‘삼성공화국’이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오늘 온 삼성전자 측 증인은 국회가 부른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끄러우니까 아랫사람이 나오고, 그것을 국회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증인 신청을 철회한 여야 산자중기위 간사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류 의원은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을 중기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산자중기위는 주 부사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산자중기위는 지난 7일 여야 합의를 통해 애초 증인으로 채택한 주 부사장을 비롯한 증인 5명의 출석 신청을 철회했다. 이날 국감에는 주 부사장 대신 이종민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상무가 출석했다.

류 의원은 “저는 (증인 철회에 대해) 두 차례나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며 “종합 국정감사 때 소환해 논의하자고 하는데, 저는 굉장한 모욕감을 느낀다. 이것도 관례라고 할 것이냐”며 크게 반발했다.이어 “삼성의 국회 우롱에 불만이 크지만 질의를 하겠다. 다만 확실한 상황 설명이 있기 전까지 계속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임원이 기자 출입증을 이용해 국회를 출입한 사건을 폭로했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임원 한 사람이 매일같이 의원실에 찾아왔다”며 “국회 출입을 위해서는 방문하는 의원실의 확인이 필요한데 해당 임원은 확인 없이 왔다. 출입 경위를 알아보니 한 언론사의 기자출입증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고 폭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심상정 대표,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 채택이 결국 무산...삼성 로비에 의한 것인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달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삼성전자 임원이 국회 출입기자 등록증을 이용해 국회 건물을 출입한 사실과 관련, “1급 국가보안시설인 국회가 삼성에 의해 유린된 것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는 삼성전자 국회 우롱사건의 진상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임원이 등록된 언론사 주소지가 일반 음식점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유령 언론사를 만들어 국회 보안망을 뚫고 로비를 한 것이 삼성에서 조직적으로 기획한 일인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심 대표는 또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의결됐던 류호정 의원의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 채택이 결국 무산됐다”며 “위원장과 양당 간사는 삼성 로비에 의한 것인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임원이 기자 출입증을 이용해 국회를 출입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회가 정하고 있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임원은 오늘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는 이를 즉각 수리했다”며 “회사는 이 외에도 국회 절차를 위반한 사례가 더 있는지 철저히 조사 중이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 간부 국회출입증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원이) 본인 명의로 주기적으로 기사를 썼다”며 “장기출입증 갱신을 위한 형식적 요건에는 하자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회는 “(삼성이) 출입기자증 발급 제도를 악용했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준법감시위 위원 면담서 '준법경영' 밝혀...그러나 삼성 간부 국회출입증 파문으로 진정성 의문시

국회는 해당 언론사의 설립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에 협조 요청을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추가적인 사실관계 등을 거쳐 필요한 경우에 국회 사무총장 판단으로 법적인 조치에 대한 절차도 고려하고 있다. 해당 삼성 임원의 국회 출입기자증은 2016년 발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4년 간 국회를 자유롭게 드나든 것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으나 삼성 간부 국회출입증 파문으로 진정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생명 서초타워에 위치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면담을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된 면담은 1시간10분가량 이어졌다.

위원회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했으며 격의 없이 진행됐다고 위원회 측은 전했다. 또 이 부회장과 위원회는 향후 이 같은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면담에서 "지난번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고,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면담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고 이 부회장은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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