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버스 업계에서 현대·기아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자일대우상용차(옛 대우버스)가 울산공장 폐쇄 절차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600명가량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우버스도 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버스 판매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버스는 지난달부터 울산공장의 버스 생산량을 하루 8대에서 6대로 줄였다. 25%를 감산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엔진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형버스 레스타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3라인이 2주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대우버스는 생산부문 계약직 직원 35명을 해고하고, 추가로 24명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에는 정기상여금이 체불됐다.
대우버스의 내리막길은 코로나19 사태에 앞서 일찍이 시작됐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대우버스의 버스 판매량은 2013년 3903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16년에는 2942대로 1000대가량 떨어졌다. 그리고 지난해엔 1991대로 2000대 선 이하로 내려갔다.
현재 울산공장에는 약 60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노조는 울산공장이 폐쇄돼 이들이 내쫓기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울산공장 폐쇄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18일 금속노조는 울산시청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버스의 조처를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는 “65년 전통을 가진 부산·울산의 대표 향토기업이 몰락하고 있다”면서 “대우버스는 울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600여명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이 생산량 축소, 계약직 노동자 계약 해지, 베트남 공장 증설 등 울산공장 폐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차량 주문을 6월말까지만 받고 있어, 이르면 7월 공장이 폐쇄된다”고 전망했다.
노조는 “모기업인 영안모자그룹이 2003년 인수하면서 회사 부지를 팔아치우고, 무분별하게 해외 공장을 건설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그룹의 곳간만 채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울산시가 2004년 12월 대우버스와 생산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진입도로, 교량 건설, 기반시설 설치 등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대우버스는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겠다던 약속을 깨고 울산공장을 폐쇄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대우버스 울산공장 폐쇄를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될 신호가 감지되자, 지자체도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울산시는 조원경 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편 대우버스 관계자는 “울산공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폐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