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에 육박했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도 65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고용 감소 등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사실상 내리막을 걷고 있었던 고용시장에 바이러스 악재까지 더해진 탓이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51억원 늘어났다. 사상 최대치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에 이어 4월 9933억으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지급액이 올해 예상보다 빠르게, 많이 나가고 있다"면서 "올 연말까지 12조원 후반대의 실업급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4월 실업급여 수급자는 65만1000명으로 전월 처음으로 60만명을 넘긴 이후 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한달 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만2000명(33%) 늘었다.
산업별로 살펴 보면 대면 업무가 많은 산업군에 타격이 집중됐다. 증가폭 3만2000명 중 숙박음식 종사자가 64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서비스 5000명, 도소매 4400명, 제조업 4100명 순으로 집계됐다. 일용가입자가 많은 건설업도 3100명 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6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4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그러나 고용보험 가입자 중 청년 비중은 급감했다. 29세 이하에서는 4만7000명, 30대에서는 5만7000명이 감소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26만7000명이 늘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이 늘리지 않은 결과다.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도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서비스업과 수출길이 막힌 자동차 제조업 전·후방 산업에서 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에서는 여행업 등이 포함된 사업지원서비스업에서 2만400명 , 택시 관광버스 등 육상운송업 8900명, 숙박업 3200명, 청소·경비 등 사업시설관리업 5800명 각각 감소했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가입자도 4만명이 줄었다. 최근 8개월 연속 감소폭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7300명), 기계장비(-4800명), 1차금속(-2300명), 고무 플라스틱(-4100명) 등 집계됐다.
이같은 고용보험 행정통계는 전체 취업자의 약 절반(49.4%)의 상황만 보여주는 반쪽짜리로 노동시장 전체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고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건설 일용직 등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은 집계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코로나19와 세계 경제의 전례 없는 위축으로 고용 위축은 4월에도 계속되고 있고 빠른 회복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고용안정 특별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해 고용안정과 취약계층 생계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