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KB금융지주가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의 매입가가 적당한지를 두고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0일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265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하고 푸르덴셜생명보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거래종결일까지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대한 이자 성격으로 750억원을 추가해 총 2조3400억원을 지불한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1조794억원의 중견 생명보험사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1408억원을 기록했다.
푸르덴셜 생명은 액면가 1만원에 발행주식수 보통주 1500만주로 자본금은 1500억원이다. KB금융지주가 이를 2조2650억원에 인수하면 액면가의 15배 이상을 지불하는 셈이다.
또 인수 가격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따지면 PBR은 약 0.8배다. 삼성생명 PBR이 0.3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평가해 인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푸르덴셜생명의 ROE(자기자본이익률 5.03%) , OPM(영업이익률 8.48%) 등 주요 투자지표들은 KB금융지주의 ROE 8.93%, OPM 9.56% 보다 낮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와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지나치게 매입 비용을 높게 치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과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KB금융지주의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재우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의 규모상 열위로 인해 향후 규모의 경제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병건 연구원은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주주가치에 보탬이 되기 쉽지 않고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도 있는 부담스러운 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케이프투자증권의 김도하 연구원은 “좋은 생보사를 좋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도하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은 순자산가치 확대 여력이 높고 K-ICS(新지급여력제도) 도입시에도 자본안정성이 견조하므로 인수가격은 적정하다”면서 “푸르덴셜생명은 사망담보에 특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사차마진(위험률 관리마진)이 40%로 여타 생보사보다 2배가량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김도하 연구원은 “푸르덴셜인수가는 2019년말 자본총계 대비 0.78배의 가격으로, 경영권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베스트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2019년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이 140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인수효과로 KB금융지주 EPS가 3%내외 증가가 예상되나 보통주자본비율이 70~80b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립적인 의견을 밝혔다.
전배승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의 2017~19년 평균 ROE는 6.3%로 KB금융지주의 ROE 수준에 비해 낮지만 최근 생보 및 손보 주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예상 수익성 대비 큰 폭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높은 자본적정성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제도 변화 관련 우려가 크지 않고 우수한 설계사 조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룹 내 시너지 창출수준이 관건”이라며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2014년 KB캐피탈(구 우리파이낸셜), 2015년 KB손해보험(구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구 현대증권) 등 대형 M&A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데 이어 이번에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도 성사시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에 대해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2023년부터 국내에서도 K-ICS가 단계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한 생보사의 경우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최고의 자본적정성과 우수 인력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3500여만명 고객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