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192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한 후 한일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롯데그룹을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바 있다.
신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 2녀를 뒀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장남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남이다. 동주·동빈 형제는 신 명예회장이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이 도일(渡日) 전 열여덟에 결혼한 고 노순화씨 소생이다. 막내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1970년대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났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 경상남도 울산 삼남면 둔기리 재력가의 5남 5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사촌형이 마련해 준 83엔을 들고 1942년 약관(弱冠) 20세의 나이에 울산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다.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건 1967년이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67년에 롯데제과를 처음 설립했고,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졌고,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 형식적으로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과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한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