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명인제약의 치주질환 보조치료제 '이가탄'이 TV 광고를 통해 '잇몸염증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선전하는 것은 허위·과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바른 의료 제도·정책 제시를 표방하는 의료계 단체 바른의료연구소는 23일 이같이 주장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조치를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가탄 광고가 근거로 제시한 논문을 검토한 결과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였다고 주장했다.
명인제약은 TV 광고를 통해 올 3월 국제학술지(BMC Oral Health)에 게재된 임상시험에서 이가탄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명인제약이 연구비와 연구 설계 및 통계 분석을 지원했다.
논문에서는 만성 치주염 환자 93명을 이가탄을 복용하는 실험군 48명과 대조군 45명으로 나눠 8주 후 치은염 지수(GI)를 확인했다. GI가 높을수록 잇몸 상태가 나쁨을 의미한다. 실험에는 첫 4주 동안에는 실험군만 이가탄을 복용하고, 나머지 4주 동안은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그 결과 명인제약은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2.5배의 GI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봤다.
그러나 바른의료연구소는 "효능을 입증했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연구소는 "처음부터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은 4주 후 GI가 1.19점에서 1.02점으로 감소했으나 4주 후부터 이가탄을 복용한 대조군은 1.01점에서 0.92점으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면서 "이가탄이 만성 치주염에 효과가 있다면 4주 늦게 복용했더라도 처음부터 먹은 환자와 비슷하게 개선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 시작부터 실험군과 대조군의 GI가 19% 차이 나는 등 출발선이 달랐다"면서 "두 그룹의 잇몸 상태가 처음부터 달랐으므로 GI 수치 변화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이가탄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매우 많다"고 주장했다.
이가탄은 2016년 식약처의 의약품 재평가에서 치과 등에서 치주질환 치료를 받은 후 보조적인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효능·효과가 변경됐다. 2016년 이전에는 잇몸 염증과 붓기, 출혈 등 치은염에 의한 여러 증상 완화에 사용됐으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의약품 재평가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