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지난 5년간(2014~2018)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한 SOC 사업규모가 4조 7,000억 원 수준이다. 경실련이 추정한 지자체별 예타면제 규모는 최대 42조원에 달하며, 현실화될 경우 과거 5년치의 최대 9배 규모의 예타를 면제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현재까지 SOC를 포함한 전체 29조원의 예타를 면제했다. 오는 29일 30조원 이상의 예타면제를 발표할 경우, 4대강 사업 등으로 60조원의 예타 면제사업을 시행했던 이명박 정부의 규모를 단숨에 넘어설 것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가 토건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지자체별 나눠먹기 예타 면제사업 추진 중단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국가재정법> 제38조(예비타당성조사)는 공공청사 신증축, 문화재 복원, 국가안보, 국가 정책사업 등 10개 사유로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실련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던 국정감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총 221건, 총사업비 115조 4,280억 원 규모였다. 노무현 정부가 1조 9,075억 원(10건), 이명박 정부가 60조 3,109억 원(88건), 박근혜 정부가 23조 6,169억 원(85건)이었고, 문재인 정부는 2018년 5월 출범이후 2년 만에 29조 5,927억 원(38건)의 예타 면제를 실시했다.(별첨1) 이 예타면제 사업 규모는 SOC뿐만 아니라 시설안정성 확보, 복지, 공공청사 신축 등이 포함된 규모이다.
지자체 1건씩 선정 시, 지난 5년간 SOC면제의 최대 9배 규모, SOC포함한 전체 규모도 이명박 정부의 60조원 넘어설 듯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108건, 총 사업비 48조 3,185억 원이었다. 이 중 4호(남북교류협력법), 7호(재난 예방사업), 8호(법령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 10호(국가 정책적 사업)에 따른 면제사업 중 SOC사업을 선별한 결과, 35건, 4조 7,333억 원으로 10%가 SOC사업이었다.
이번에 지자체가 예타 면제를 위해 신청한 사업은 총 33건, 61조원 규모이다(경실련 언론집계). 건수는 지난 5년간 면제된 사업의 0.9배에 불가하나, 금액은 12.9배로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지자체별로 1건씩 선정할 경우 최소 20조에서 최대 42조원이 예상되어 지난 5년 SOC 면제의 최대 10배 규모를 한 번에 면제해 주는 셈이다. 최소와 최대금액은 경실련이 집계한 전체 신청사업의 각 지자체별 최소와 최대금액의 합계이다.(2019. 1. 18.자 경실련 성명, 지자체별 나눠먹기식 예타면제 중단하라. 참조).
또한, 문재인 정부가 2년 만에 30조원의 예타를 면제한 것을 보았을 때, 재임기간 중 이명박 정부의 예타면제 규모(60조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가 토건정부로 비판 받아온 이명박 정부보다 더 토건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토건사업으로 인한 혈세 낭비 막는 예타 철저히 수행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따르면, 1999년 예타제도 도입 이후 2014년까지 도로와 철도에서 예타 시행으로 인한 재정절감액은 90조원에 달한다. 타당성이 확보된 사업에서 6조 8,513억 원, 타당성이 미확보된 사업에서 82조 6,675억 원이다
만약 예타 제도가 없었다면 90조원은 물론이고 유지보수 등을 합쳐 100조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될 뻔 했던 것이다. 이처럼 예타는 국가 예산의 효율적 운영과, 무분별한 토건사업으로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제도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자체별 예타면제를 지금이라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소중한 국가 예산을 자신의 호주머니 돈 마냥 낭비하는 현실을 막기 위해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과 처벌 규정을 신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