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저축은행, 금융당국 금리인하압박따라 개인신용대출 금리 소폭 인하추세
은행들이 지난 상반기 중에 기록적인 이자수입을 올렸지만 지난 6월 주춤하던 가계대출금리는 7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해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예·대금리 차는 5개 월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은행들과는 달리 중금리 이상의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최근 신용대출금리를 소폭 내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3.73%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올라 지난 5월 3.75%로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6월들어 3.72%로 주춤했으나 지난달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중에는 집단대출금리가 3.52%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나 상승했다. 보증대출(3.65%)도 0.04%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3.44%)과 신용대출(4.56%)은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 내렸다.
가계, 기업, 공공·기타대출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는 연 3.67%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대출금리도 5월 3.68%에서 6월 3.65%로 떨어졌다 지난달 다시 올랐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수신금리는 채권금리 하락 등의 원인으로 0.05%포인트 하락한 연 1.82%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5%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2월(1.88%) 이후 가장 큰 차이다. 은행들이 올해 들어 지속적이 실적개선을 이루고 있는 것은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수입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비은행 금융기관 중에서는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전월보다 0.66%포인트 상승한 10.92%를 나타냈다. 올해 1월(11.42%) 이후 최고치다. 신용협동조합(4.9%), 새마을금고(4.28%) 대출금리도 각각 0.07%포인트, 0.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고금리 적용 저축은행 명단을 공개하는 등 사실상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OK·SBI·웰컴·애큐온·JT친애 등 주요 5대 저축은행이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지난달 말보다 소폭 내리거나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전월 대비 이날 0.91%포인트, OK저축은행은 0.12%포인트를 각각 인하했다. SBI·애큐온·JT친애저축은행은 동일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소폭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등으로 시중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금리상승기에 시장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신용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은 금감원의 금리인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지난달 저축은행의 고금리 실태조사 발표를 통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저축은행들이 마지못해 금리인하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의 현 신용대출금리는 올해 초에 비해 4~5%포인트 정도 인하된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신용대출금리를 꾸준히 내려왔음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에 가깝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낮아졌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OK저축은행이 21.52%, 애큐온저축은행 21.46%, SBI저축은행 21.13%, 웰컴저축은행 19.22%, JT친애저축은행 16.29% 순이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앞으로는 개인신용대출금리를 더 이상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내렸다가는 적자를 볼 수 있는 상황으로 인하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저축은행 대출에서 개인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정도로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 5월 말 기준 저축은행이 개인신용대출규모는 10조2,000억 원으로 전체대출의 50%선에 금리를 낮추면 이익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저축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은 1조8,000억원, SBI저축은행은 1조2,000억원, 웰컴저축은행은 8,000억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