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부채가 여전히 급증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가 높은 비금융권에 대한 대출의존도가 높은 취약차주의 부채규모도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것이 가계부채문제의 최대 위협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의 대출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만성적인 경영난으로 빚을 내 사업을 영위하기위해서는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말해준다.
자영업자들의 소득대비 부채규모와 원리금상환규모가 상승하면서 과다채무 보유자와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들이 빚을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가계부채 폭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2·4분기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1조 50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부터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인당 평균대출액도 지난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해 2·4분기는 3억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업종별 대출비중을 보면 부동산업(임대업 포함, 40.9%),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S.8%), 제조업(7.9%)의 순이었다. 특히 부동산투기열풍의 영향을 반영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주요원인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세제 혜택 등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저임금인상 등에 따른 경영난 심화로 운영자금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차주별 자영업자의 대출 분포를 보면 소득·신용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점유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대출 연체율은 현재까지는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자산 및 소득 대비 부채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총부채/총자산 비율은 27%,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은 110% 수준이며, 2013년 이후 두 비율 모두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이하 LTI)도 점차 높아져 2017년 현재 189%(상용근로자 128%, 임시일용직 124%)를 기록하고 있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규모(이하 DSR)도 2013년 이후 계속 상승하여 2017년 현재 42%에 이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레버리지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도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향후 대내외 충격 발생시 과다채무 보유자, 음식숙박·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관련 리스크에 선제 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약차주의 대출규모나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가계부채문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취약차주의 대출규모가 85조원을 넘기면서 전체 가계부채의 6.0% 수준이다. 취약차주의 부채증가율은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면 당장 원리금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취약차주의 부채는 올해 6월말 85조1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차주 수는 149만9000명(전체 1895만4000명 중 7.9%)으로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취약차주란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자에 신용등급 7~10등급인 저신용자를 일컫는다.
취약차주의 비은행 대출보유 비중은 65.5%로, 은행의(35.4%)의 약 2배 수준을 보였다. 비은행 금융기관별 비중을 보면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2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전사(15.7%), 대부업(10.0%), 저축은행(7.8%), 보험사(4.8%) 순을 보였다.
취약차주들의 과도한 비은행권 대출의존도는 금리상승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에 큰 어려움을 주어 가계폭탄의 위험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은 관계자는 강조했다.
가계부채의 차주별 분포를 보면 소득·신용·자산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점유 비중이 높았다. 6월말 전체 대출 가운데 고소득(상위 30%) 차주의 비중은 64.1%,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비중은 69.7%를 각각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