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의 초과노동시간을 줄이면 약 3만 명을 새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금융노조는 은행원 초과노동을 해소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이같이 많이 늘릴 수 있다면서 사용자들에 장시간 노동 근절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상 최대 실적의 그늘에서 살인적인 실적 압박과 장시간 노동에 신음하는 금융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총력투쟁을 결의한다"면서 장시간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과 앰브레인이 조합원 1만8천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 조합원 1주 평균 노동시간은 52.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2천724시간(1년을 52주로 계산) 일하는 것으로 초과노동시간은 644시간에 달한다. 주 40시간 5일 근무했을 때와 비교하면 3.7개월을 더 일하는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10만여 명의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할 것 같으면 금융권에서 2만9천명을 신규로 채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면 금융권 사용자들은 노동시간을 단축해 신규채용을 대폭 늘리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은행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장시간 노동이 산업재해를 유발, 은행은 이제 더 이상 '안전한 일터' 아니라고 주장한다. 노조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3개 지부의 업무 중 사망과 부상·질병으로 인한 휴직(인병휴직) 현황을 조사했더니 사망자가 449명, 휴직자는 2천470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노조 관계자는 "일상 대부분을 은행에서 지내면서 업무 중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가 매년 300여명 가깝게 발생하고 있다"며 "KPI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휴직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금융노조는 이같은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오는 20일 부산, 22일 대구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지역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29일 오후에는 서울광장에서 수도권 조합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한다.
노조는 오는 13일에는 고용노동부에 금융권 장시간 노동 실태점검을 촉구하는 특별근로감독 요구서를 전달한다. 이달 말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 두되, 사용자협의회가 대화를 거부하거나 교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오는 9월 중순께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