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타계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서울대병원 빈소는 여느 재벌가와는 달리 차분하고 조용했다.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화도 안받고 외부 조문도 최소화하기로 했지만 재계의 거목이었던 고인을 추모하는 외부 인사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빈소에는 부인 김영식 여사와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장녀 구연경씨, 차녀 구연수씨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그룹 후계자이자 구 회장의 아들인 구 상무가 상주로서 외빈을 맞이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아버지인 구자경 명예회장은 워낙 고령인지라 거동이 편치 못해 천안 자택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상무는 이날 오후 2시께 부인인 정효정씨와 나란히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구 상무는 살짝 목례만 하고 곧바로 3층 빈소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구 회장의 유족은 구 회장의 장례식을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해 원칙적으로 외부 조문은 받지 않고 있다. 조화도 정중히 사절했다고 한다. 빈소에는 범 LG가에 포함되는 LS그룹, GS그룹을 비롯해 LG임직원일동 명의로 된 조화 3개만 있다.
오후 들어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 범 LG가가 대다수다. 구씨가와 사돈 지간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도 고인을 추모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오후 4시께 빈소를 찾아 상주인 구 상무를 비롯한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도 빈소를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구 회장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을 보내 조문하게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고인의 장례 절차는 허례허식을 피하고 검소하고 소탈한 생활을 했던 고인의 삶의 방식이 죽음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천안 자택에서 불편한 몸으로 아들의 부음을 접한 구자경 명예회장의 상황도 배려한 조치로 읽힌다.
LG그룹은 이날 "생전에 소탈했던 구 회장의 삶의 궤적대로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유지로 남겼다"며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하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