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이재용이 삼성생명 주식 매각 풀어야" '최후통첩'
김상조 "이재용이 삼성생명 주식 매각 풀어야" '최후통첩'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5.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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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시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 "일감 몰아주기 용납 않을 것" 재벌들에 '직격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0대그룹 경영진과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결정이 늦어질수록 삼성과 한국경제 전체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건 틀림 없지만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란 것을 삼성이 알았으면 합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 방안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결국 삼성이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삼성총수로 인정을 받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내는 정부의 사실상 '최후통첩'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분명한 사실은 삼성도 삼성생명을 통해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소유지배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이 늦어질수록 삼성그룹과 한국경제 전체 초래되는 비용은 더 커진다"며 "정부가 선택하고 강요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시간도 걸리는 문제지만 결정을 하지 않고 (마냥)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라는 것을 삼성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8.23% 보유..보험업법개정안 통과시 총 자산 3% 넘는 주식 처분해야

김 위원장은 "이같은 의견을 삼성 측에도 전달했고 (간담회 참석자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권고에 대해 "시대적 요구"라며 거듭 압박했다.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8.23%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총 자산의 3%를 넘는 주식을 곧 처분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은 27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전체 자산의 10% 수준이다. 금융사들은 같은 계열사 주식을 총 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는데, 이 비율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은행과 증권, 저축은행 등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평가할 때 시가로 한다. 그러나 보험만 '취득원가'로 하고 있다.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에 대한 투자 한도는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가운데 적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원가(5960억원)로 평가했을 때에는 삼성생명 전체자산의 3%를 넘지 않지만 여당은 이를 '시장가치'로 계산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법 개정 이전에라도 삼성생명이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사가 총수 일가 지배구조 유지에 활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삼성생명, 즉 보험계열사가 고객 돈 이용해 삼성전자 지배하는 금산분리가 중요한 문제"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달 10일에도 "삼성그룹의 경우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는 결국 삼성생명, 즉 보험 계열사의 고객 돈을 이용해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또 사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관련 모든 이슈는 지난 2016년 2월 경제개혁연대가 내놓은 보고서에 모두 담겨있다"고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삼성이 향후 1~2년 안에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공식화하고 3~5년에 걸쳐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부문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이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금융계열사들의 일반지주회사 설립, 마지막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허용 시 두 개의 지주회사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최종 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당시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라며 "관건은 삼성그룹과 그 지배주주 일가가 한국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자세를 갖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는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일감 몰아주기는 지배주주 일가에 부당이익 몰아주고, 경제력 집중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

김 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10대 그룹 간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위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제재를 해왔다"면서 "일감 몰아주기는 지배주주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일감 몰아주기는)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모두를 심각하게 저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

재벌들의 노력도 다시 한번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도 일시적으로 조사나 제재를 회피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지속하기보다 선제적으로 관행을 개선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재벌개혁 속도와 강도를 현실에 맞춰 조정하되 3년 내지 5년 시계 하에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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