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산업은행에 대해 해외매각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23위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가 사실상 무차입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내기업이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중국기업에 대한 매각을 반대하는 투쟁을 지속하고 있어 누가 금호타이어의 새주인이 될지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더블스타가 순자산이 15조원에 이르는 중국국영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자동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부실인수 후 ‘먹튀’하는 국내의 비판적인 시각을 차단하면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싱웨이코리아(Xingwei Korea)'를 만들고 이곳에 2천168억원(13억위안)의 인수자금을 댔다. 더불스타는 여기에 칭다오궈신(Quoxin)그룹에서 2천억원(12억위안), 칭다오건건설금융(Contruction Finacial Holdings)에서 1천667억원(10억위안)을 전략적투자자로 유치해 모두 7천504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정도 자금이면 금호타이어 주식 45%(6천463억원)을 인수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이 특수법인은 남는 금액 1천667억원(10억위안)을 칭다오강(Port)에서 빌린 돈을 갚을 경우 부채비율은 10%로 낮아지게 된다. 더블스타의 자금력을 신뢰할 수 없어 부실인수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 컨소시엄은 충분한 자본력으로 투자여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더블스타는 실제 노후설비교체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지방 공기업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하는 것인데, 더블스타를 제외한 3곳의 순자산은 15조원에 달한다.
칭다오건설금융의 순자산의 규모가 9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칭다오궈신은 2조7천억원, 칭다오강은 2조3천억원이다.
더블스타 컨소시엄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노후화 공자에 대한 투자 등 6천463억원의 상당 부분을 시설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더블스타가 노조에 제출한 답변서에도 "산업은행의 시설투자 대출 2천억원을 포함한 전체 투자금 8천463억은 채무 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설비투자, 효율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노조는 건실한 국내기업이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금호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해외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부채와 경영부실로 자신의 앞가림도 못하는 더블스타의 매각 추진은 당장 채권단의 손실만을 줄이고자 하는 속임수이며 광주·전남 시도민을 기만하는 매국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정송강 금호타이어 노조 곡성지회장은 "국내 건실한 기업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이 매각조건과 동일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지역 유력 정치인이 확인해준 내용이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정 지회장의 이같은 발언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산은과 중국기업간의 인수협상이 상당히 진전돼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주채권은행이 노조의 국내기업 인수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산은은 25일 참고자료를 통해 "더블스타의 외부투자 유치를 공개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다"며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설만 나돌 뿐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선 국내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노조의 반대투쟁에도 금호타이어는 결국 중국기업으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