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골드만삭스' 꿈 깨지나? 한투증권 '차명 주식투자 들통'
김남구 '골드만삭스' 꿈 깨지나? 한투증권 '차명 주식투자 들통'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8.03.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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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투 직원 11명 무더기 징계…잇단 모럴해저드로 金 부회장 신용관리-그룹 리더십 ‘흔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이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 몰래 주식투자를 했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한투증권은 증권 전문금융그룹이다. 지난 해 11월 국내 최초의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최근 오너인 김남구(55)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한투증권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금융사가 금융권의 대표적인 모럴해저드인 '차명 주식투자‘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직원들이 무더기 징계를 당했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는 한투증권의 대외 신용관리는 물론 이 회사를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키우겠다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오너경영인 김남구  부회장을 향한 경영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감원, 한투증권 직원 2명 정직 3개월,1명 감봉 3개월, 나머지 8명은 견책 및 과태료 처분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임직원 11명은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매제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13일 정직과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의 임직원이 자기계산으로 금융투자 상품을 매매하는 경우 자기 명의 계좌를 이용하고, 회사에 계좌 개설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또 매매 명세를 분기별로 통지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전·현직 직원 8명은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상장 주식 등을 매매하고 회사에 계좌 개설 사실 및 분기별 매매 명세를 통지하지 않았다. 3명은 본인 계좌로 거래했지만 매매 내역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직원 2명에 정직 3개월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고, 1명에게는 감봉 3개월 및 과태료를 부과했다. 나머지 8명 직원에게도 견책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2016년 50억대 직원 횡령사건으로 큰 파문..김남구 부회장 등 오너 관리능력-리더십 큰 손상

한투증권이 직원비리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50억대 직원 횡령사건이 일어나서 큰 파문이 일어났다. 이 때도 김남구 부회장 등 오너경영인 관리능력과 리더십에 큰 손상을 입었다.

한투증권 직원의 일탈은 또 있다. 지난 2014년 한국투자증권 창원지점의 한 직원은 고객돈을 빼내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3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혔다. 같은 해 영등포지점의 한 직원은 출금신청서를 위조해 고객돈 17억원 가량을 빼돌리기도 했다.

이 같은 각종 사건사고로 한국투자증권의 민원접수도 잦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014~15년 ‘10대 증권사 민원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총 46건으로 이 역시 10대 증권사중 가장 많은 수치다. 회사측은 상품이 많고 영업도 활발하다보니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하지만 그래도 '민원발생 1위'의 이유를 모두 설명하기는 힘들다.

금융사 고객들 사이에서는 한투증권과 이대로 거래를 지속하다간 직원들이 고객의 돈을 횡령할 수 있는 위험성이 가장 높은 증권사라는 인식때문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투증권이 그만큼 고객들의 재산을 불리고 관리하는데 한 치의 착오도 없도록 하는 영업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탓이다.

"한투증권 내부 직원관리 시스템 큰 구멍 뚤렸다"..김재철 회장 장남 金 부회장 경영능력 의심

더욱이 고객 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이 직원이 이전에도 수차례 대형 사고를 일으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투증권 내부의 직원관리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뚤렸다는 지적이다. 월급을 가압류당할 정도로 사정이 나빴던 이 직원을 영업 현장에 그대로 뒀다는 점에서 회사의 직원 및 고객관리 부실과 맹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 금융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4년 동원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후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2011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올랐다. 올들어 마침내 은행까지 포진한 통합금융 그림을 완성한 그가 직원관리 부실에 따른 잇딴 금융사고로 경영능력을 의심받는 위기에 직면,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주목된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외치며 글로벌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김남구 한투금융그룹 부회장이 이제라도 금융신뢰도가 낮아진 한투증권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흩어진 민심회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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