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후보 제외 모양새...호남 출신 3인, 범내부인사 3인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됐다. 후보군 중에서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을 제외하고 모두 내부에서 2년 이상 몸 담았던 인사들로 구성됐다. 또 김기홍 후보를 제외한 3인이 호남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후보를 제외한 모양새다.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차 압축 후보군 7명중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을 2차 후보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회추위는 "헤드헌터 2개 업체로부터 후보들에 대한 평판조회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위원간 후보들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7명의 후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4명으로 압축된 2차 후보에는 유력한 후보였던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탈락됐다. 또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역시 2차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부출신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를 감안한 결정으로 분석했다. 당초 회추위가 선정한 9명의 1차 후보중 외부인사는 3명이었으나, 하 행장 외는 모두 배제됐다. 황 전 회장은 내부출신으로 분류됐지만 초대 KB금융 회장 재직시절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는 등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갈등을 빚었던 과거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서울 출신으로 한국조세연구원, 보험개발원을 거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2년간 재직했다. 이후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강정원 국민은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다. KB금융지주가 출범할 당시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지주 출범에 일조했다. 성격이 호탕하고 선이 굵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수재형 인물이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있다가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에 스카웃돼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왔다. 지난해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경합을 벌였다. 똑똑하면서도 처신이 반듯해 국민은행 직원들이 선호하는 인물이다.
지동현 KB카드 부사장은 전남 여수 출신으로 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수출입은행 해외투자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을 거쳐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성품이 온화한 전략가적 인물이다.
2차 후보중 유일한 외부출신인 하영구 행장은 전남 광양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3월까지 남은 씨티은행장 임기를 뿌리치고 KB회장에 도전했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한뒤 2001년 한미은행장에 발탁됐다. 한미은행이 씨티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오래 재직, '은행장이 직업'이라는 말도 듣고 있다. 국내 금융권 CEO 중에서는 처음으로 은행장을 5번 연임했다. 하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16년 3월까지다.
다만 재직중 씨티그룹 본사 경영방침에 충실했다는 비판이 있고 실적과 외형이 위축된 상태에서 옮기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실적부진, 경영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대규모 점포 통폐합과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하 행장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던 16일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정치권의 동의하에 출석을 미루고 "업무논의차" 홍콩을 방문중이다.
회추위는 4명의 2차 압축 후보군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 심도있는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11월2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후보를 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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